코로나19 여파로 3월서 6월로 연기…상승세 제동에 시드 관리 어려움
안방 실전테스트 미뤄진 한국 탁구, 도쿄 메달 전선에는 '악재'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하나은행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무기한 연기되면서 상승세를 타던 한국 탁구대표팀의 2020 도쿄올림픽 메달 사냥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시는 25일 오거돈 시장과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3월 22일∼29일 개최할 예정이던 대회를 6월 21일∼28일로 3개월가량 연기한다"고 밝혔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도쿄 메달 전망을 밝혔던 대표팀은 올림픽을 앞두고 '안방'에서 실전 테스트를 할 기회가 미뤄졌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 선수와의 갈등으로 전임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하는 등 난파 직전의 분위기였다.

안방 실전테스트 미뤄진 한국 탁구, 도쿄 메달 전선에는 '악재'
그러나 추교성 신임 감독의 리더십과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거듭난 신유빈(대한항공)의 깜짝 활약에 힘입어 올림픽 단체전 세계예선전에서 도쿄행 막차 티켓을 따냈다.

남자 대표팀은 세계예선전에서 전승으로 티켓을 따내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

이어진 독일오픈에서는 도쿄 올림픽 본선에 나설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이 조대성과 짝을 이뤄 나선 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마룽-린가오윤 조를 제압하고 우승해 대표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단체전이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는 전략 종목이어서 단체전으로 열리는 이번 세계선수권이 연기된 것은 더 아쉽다.

안방 실전테스트 미뤄진 한국 탁구, 도쿄 메달 전선에는 '악재'
이번 대회는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한편 중국을 비롯한 단체전 강팀들의 전력도 탐색할 좋은 기회였다.

랭킹 포인트가 많이 부여되는 플래티넘 급 대회인 중국오픈, 일본오픈 역시 코로나19 탓에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세계선수권이 연기돼 선수들 포인트 관리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랭킹이 하락하면 올림픽 본선 단체전에서 시드 배정이 불리해진다.

4번 시드 안에 들어야 준결승 이전까지 중국을 피할 수 있다.

현재 남녀 대표팀 모두 4위에 자리해있어 까딱하면 불리한 시드를 받게 될 처지다.

안방 실전테스트 미뤄진 한국 탁구, 도쿄 메달 전선에는 '악재'
남자 대표팀은 294점으로 코로나19 영향권 밖에 있는 5위 스웨덴에 2점 차로 쫓기고 있다.

여자 대표팀은 252점으로 독일과 공동 4위에 있다.

대표팀은 상반기 랭킹포인트가 적게 부여되는 챌린지 급 대회라도 참가해 최대한 랭킹포인트를 쌓아 볼 계획이지만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개최국들이 우리 대표팀 입국을 받아줄지는 확실치 않다.

지금으로서는 부산 세계선수권이 뒤늦게라도 6월 무사히 열리는 게 그나마 가장 나은 시나리오다.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은 "국내 팬들 앞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굉장히 의욕적으로 준비했는데 아쉽다"면서 "도쿄로 가기 전에 부산에서 홈 팬들의 기(氣)를 받고 싶다.

6월에라도 꼭 개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