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골퍼 1만명 데이터 반영…공 직진도 높이고 미스샷 줄여줘
여성 클럽은 골프업계의 ‘핫이슈’다. 해마다 여성 골퍼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져서다. 최근 4~5년 새 증가율이 남성의 두 배에 육박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장 영향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야마하가 올해 선보인 여성 전용 클럽 ‘2020 프리미엄 씨즈(C’s HT+·사진)’는 이런 트렌드를 함축했다. 시리즈 출시 15년 만에 처음으로 ‘부스트링 공법’을 적용하는 등 기술집약형 모델로 내세웠다는 게 두드러진다. 부스트링은 페이스를 둘러싼 링 형태의 리브가 헤드 변형을 억제해 페이스의 균일한 수축과 팽창을 유지해주는 첨단 공법이다. 클럽 헤드가 클 경우 페이스 수축과 팽창이 균일하지 않아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부스트림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볼 초속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야마하 관계자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한국 여성 골퍼 1만 명을 인터뷰해서 얻은 데이터와 실험을 바탕으로 한국 소비자들만을 위한 프리미엄 클럽으로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씨즈 드라이버는 특히 비거리와 초속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체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헤드를 크게 만들어 중심 심도(22.2)를 더 깊게 했다. 그 결과 여성 전용 클럽에서 구현하기 힘든 4500g·㎠의 높은 관성모멘트를 실현했다. 공의 직진도를 높이고 미스 샷을 확실히 줄여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발사각은 높이고 스핀양은 낮추는 고탄도 설계를 통해 공을 더 쉽게 띄울 수 있게 했고, 샤프트의 진동수를 줄여 손맛을 부드럽게 살린 것도 여성들의 오랜 고민을 세밀하게 반영한 부분이다.

야마하 골프는 악기 개발에 사용하는 ‘반무향실’(외부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고 음의 반사를 막아주는 음향연구실)에서 드라이버 타구음을 만든다. 올해 신제품은 특히 사람의 청력이 민감해지는 ‘4000㎐(헤르츠)’에 주목했다. 다른 브랜드의 드라이버는 4000㎐ 부근에서 타구음의 최대 주파수가 두 번 발생한다. 씨즈는 4000㎐에서 단 한 번의 최대 주파수가 발생한다. 타구음이 선명하고 기분 좋게 울리는 비결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