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가 지난해 선보여 인기를 얻은 ‘스파이더X 퍼터’(왼쪽), PXG가 새로 출시한 퍼터 시리즈(오른쪽). 두 브랜드 모두 말렛형 퍼터가 더 많다.
테일러메이드가 지난해 선보여 인기를 얻은 ‘스파이더X 퍼터’(왼쪽), PXG가 새로 출시한 퍼터 시리즈(오른쪽). 두 브랜드 모두 말렛형 퍼터가 더 많다.
‘말렛 퍼터’ 전성시대다. 세계 유명 프로골퍼들이 우수성을 입증하면서 ‘블레이드’에 집중하던 퍼터 수요가 말렛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일(-)자’ 모양의 블레이드형 퍼터와 달리 클럽 헤드 뒷부분이 튀어나온 말렛 퍼터는 2010년 초반부터 서서히 시장에 풀렸다. 지금은 100년 넘게 시장을 지배하던 블레이드형을 누르고 시장의 리더가 됐다.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출시한 말렛형 퍼터 ‘스파이더X’가 ‘대박’을 친 덕에 주문 물량을 맞추느라 올해도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1등공신은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다. 2년 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그의 ‘SG퍼팅(퍼팅으로 얻은 이익타수)’은 97위(0.060타)에 불과했다. 스파이더X를 들고 나온 지난해 24위(0.425타)까지 순위가 올랐고 최근에는 4년5개월 만에 세계 1위를 탈환했다. 이 퍼터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이 사용하는 퍼터이기도 하다. 테일러메이드 관계자는 “지난해 스파이더X 매출이 테일러메이드 전체 퍼터 매출의 60%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一字' 모양 블레이드 어디갔어?…'형형색색' 말렛퍼터 전성시대
용품사들의 신제품 출시 비율에서도 말렛 퍼터가 주도권을 잡았다. ‘퍼터 명가’ 타이틀리스트가 대표적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사용하는 블레이드형 퍼터 ‘뉴포트2(써클티)’ 제조사이기도 한 타이틀리스트는 다음달 출시하는 ‘스튜디오 셀렉트 라인’ 8종 중 5종을 말렛형으로 출시한다. 이 라인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말렛과 블레이드 모델 비율이 2 대 6이었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블레이드형과 말렛형 퍼터의 판매 비율이 지난해 5 대 5였다”며 “전통 강자인 블레이드 퍼터가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말렛형 퍼터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핑은 말렛 퍼터가 지난해 전체 퍼터 매출의 73%를 차지했다. 핑은 지난해 13개의 말렛형 퍼터와 8개의 블레이드형 퍼터를 출시했다. 핑 관계자는 “말렛형 퍼터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퍼터 매출의 70%를 말렛형 퍼터로 거둔 캘러웨이골프도 수요에 맞춰 올해 신제품의 70%를 말렛형 퍼터로 출시했다. ‘오디세이 스트로크 랩 블랙 퍼터’ 등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PXG도 말렛형 퍼터를 위주로 신제품 라인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PXG 관계자는 “지난해 6개 모델의 말렛형 퍼터가 퍼터 전체 매출의 60%를 올렸다”고 밝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