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수들 성장으로 디우프 의존도 줄이고도 5연승 상승세
'토종 살아난' 인삼공사, 3위 턱밑 추격…"봄 배구 의욕 넘쳐"
KGC인삼공사가 발렌티나 외국인 '거포' 디우프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여자 프로배구 판도를 흔드는 태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인삼공사는 지난 15일 '선두' 현대건설을 잡아내고 5연승을 달렸다.

승점 34로 4위를 달리는 인삼공사는 3위 흥국생명(승점 39)과 격차를 승점 5로 좁혔다.

V리그 여자부는 정규리그 상위 3개 팀이 '봄 배구'(포스트시즌)에 오른다.

이영택 인삼공사 감독대행은 "이기다 보니 자신감도 있고, 봄 배구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 의욕이 넘치는 상황"이라고 활기찬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인삼공사의 상승세 비결은 디우프의 꾸준한 활약과 토종 선수들의 성장이다.

최은지, 지민경, 고민지 등 토종 레프트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디우프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한송이와 박은진의 신·구 센터진도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해주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인삼공사는 부진한 성적과 함께 디우프 혹사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203.5㎝ 장신으로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인 디우프는 2019-2020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대어'로 주목받으며 전체 1순위로 인삼공사의 지명을 받았다.

인삼공사에는 마땅한 토종 공격수가 없었기에 공격 대부분을 디우프에 의존했다.

지난 1월 23일 인삼공사와 현대건설의 4라운드 경기에서 디우프는 57.99%의 공격 점유율로 45득점을 기록했다.

디우프의 고군분투에도 인삼공사는 패배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현대건설과 5라운드 경기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나왔다.

디우프는 목 뒷부분에 담 증세를 느껴 36.84% 공격 점유율로 18득점에 그쳤지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한송이·박은진 등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쳐 승리를 따냈다.

'토종 살아난' 인삼공사, 3위 턱밑 추격…"봄 배구 의욕 넘쳐"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연승하면서 이겨가는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하위권에 머물던 지난달 12월 서남원 전 감독이 일신상 이유로 자진해서 사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기에 최근 상승세가 더욱더 뜻깊다.

이 대행은 국내 선수들의 성장 비결이 자신감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제가 선수들에게 하는 것은 '충분히 능력 있으니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주는 것뿐이다.

뭔가 시도해보고 강하게 부딪혀봐야 발전이 있으니 도망가는 배구를 하지 말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이 자신의 마음을 잘 받아들여 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잘 극복해줘서 고맙다.

제 능력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선수들을 최대한 도와주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디우프를 도와줘야 한다는 '동료애'도 국내 선수들의 성장 촉진제가 됐다.

이 대행은 "디우프가 계속 잘해주니까 선수들도 디우프의 짐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더욱 활발히 활약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송이와 고민지는 "디우프를 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아달라"고 기자들에게 애원하기도 했다.

디우프는 "그동안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부담을 느끼면 라이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다른 선수들이 각자 책임감을 갖고 하고 있어서 매우 기쁘다.

나도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며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