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시즌 네 번째 대회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대회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올림픽 출전 세계랭킹이 확정되는 6월 말까지 14개 대회를 치른다. 박인비는 이 기간 한국 선수 ‘빅4’ 안에 이름을 올려야 올림픽행 티켓을 손에 쥔다.  골프오스트레일리아 제공
박인비가 시즌 네 번째 대회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대회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올림픽 출전 세계랭킹이 확정되는 6월 말까지 14개 대회를 치른다. 박인비는 이 기간 한국 선수 ‘빅4’ 안에 이름을 올려야 올림픽행 티켓을 손에 쥔다. 골프오스트레일리아 제공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골프 여제’ 박인비(32)가 시즌 첫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박인비는 14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 인근 시턴의 로열애들레이드GC(파73·663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낚아채며 군더더기 없는 경기력을 뽐냈다. 4언더파 69타를 친 그는 중간합계 10언더파 136타로 조디 이워트 섀도프(32·잉글랜드)와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다. 박인비는 “퍼트가 계속 흔들림 없이 잘 되고 있어 기분이 좋다”며 “어제보다는 바람이 없는 컨디션에서 경기해 조금 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고 말했다.

4개 대회 연속 출전 강행군

박인비는 도쿄올림픽 선발 기준인 세계랭킹(6월 기준으로 선발)을 올리기 위해 개막 후 4개 대회에 모두 출전 중이다. LPGA투어 통산 20승도 함께 정조준하고 있다. 그의 가장 최근 우승은 2018년 3월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에서 나왔다. 약 2년간 이어진 침묵을 깰 기회다.

박인비에게 이날 성적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기복을 보여 커트 탈락한 지난 2개 대회와 달랐다. 세부 성적도 빛났다. 박인비는 이날 페어웨이를 단 한 번만 놓치며 93.3%의 높은 페어웨이 적중률을 과시했다. 그린 적중률은 83.3%였다. ‘전매특허’인 퍼트 수는 30개를 기록했으나 높은 그린 적중률을 고려하면 많은 편이 아니다. 버디로 이어진 퍼트가 대부분 중장거리였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았다.

LPGA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 초 3개 대회가 일정에서 사라졌다. 선수들은 매주 성적에 사활을 걸고 있다.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박인비는 현재 17위인 세계랭킹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세계랭킹은 최근 2년 성적을 반영해 산출하기 때문에 상금 규모와 관계없이 올해 초 열리는 대회들의 가치가 높아졌다. 박인비는 이번주 우승하면 랭킹 톱10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다음달 재개하는 투어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박인비는 17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았다. 이어 18번홀과 1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를 낚아채며 3개 홀 연속 ‘동그라미’를 스코어카드에 그렸다. 3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보태며 라운드를 끝냈다.

조아연 “이번엔 무너지지 않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조아연(20)도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버디 6개를 기록하면서 보기는 2개로 막아 4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8언더파 138타로 공동 4위다. 박인비와는 2타 차다. 지난주 빅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날 무너져 역전패한 그다. 남은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한다면 LPGA투어 직행 티켓을 받는다.

전날 박인비와 함께 공동 2위로 출발한 ‘핫식스’ 이정은(24)은 1타를 잃고 흔들렸다. 버디 2개를 잡았으나 보기를 3개 내준 탓에 1타를 잃었다. 중간합계 5언더파 141타를 기록해 공동 21위로 밀려났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