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로 통산 득점 1위는 이례적…"공격 맡겨주신 선생님들께 감사"
'여자부 첫 5천500득점' 양효진 "기록 세운 줄 몰랐어요"(종합)

인터뷰실에 들어선 양효진(31·현대건설)은 취재진의 축하 인사에 어리둥절했다.

"여자프로배구 최초로 개인 통산 5천500득점 기록을 세웠다"라는 말을 들은 뒤에야 "아, 제가 이렇게 둔하네요"라고 웃었다.

기록을 달성한 순간, 수원체육관 장내 아나운서가 "양효진 선수가 5천500득점을 기록했습니다"라고 외치고, 후배들도 축하 인사를 했다.

그러나 양효진은 그저 경기에 집중했다.

그렇게 묵묵히 13시즌째를 치러온 양효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금자탑을 쌓았다.

양효진은 1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의 홈경기에서 3세트 22-19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5천500득점 고지를 밟았다.

3세트 24-20에서는 네트 위에 뜬 공을 밀어 넣으며 경기를 끝냈다.

이날 양효진은 11점을 올렸고,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22 25-17 25-20)으로 눌렀다.

경기 뒤 양효진은 "13시즌째 뛰고 있다.

그만큼 오랜 시간, 자주 코트에 오른 덕에 기록을 세운 것 같다"며 "나는 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자부심을 가지지도 않는다"라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V리그 여자부에서 5천500득점에 성공한 선수는 양효진뿐이다.

이 부문 2위는 5천440점을 올린 황연주(현대건설)다.

남자부에서도 박철우(삼성화재, 5천584점)만이 5천500점을 돌파했다.

'여자부 첫 5천500득점' 양효진 "기록 세운 줄 몰랐어요"(종합)

양효진은 2007-2008시즌부터 13시즌째 V리그에서 뛰고 있다.

단 한 번도 현대건설을 떠나지 않고 중앙을 지켰다.

여자부에서 유일하게 1천개 이상의 블로킹 득점(1천186개)을 한 양효진은 득점에서도 통산 1위를 달리고 있다.

공격을 자주 하는 날개 공격수가 아닌 센터 양효진이 개인 통산 득점 1위를 달려 기록이 더 돋보인다.

양효진은 "프로에서 처음 만난 감독님(홍성진 전 감독)께서 '자신 있게 공격하라'고 밀어주셨다.

그 이후에 만난 지도자들도 내게 공격을 주문하셨다"며 "자신감을 심어주시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 덕에 센터 자리에서도 많은 득점을 했다"고 스승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허리, 무릎 등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양효진을 꿋꿋하게 코트를 지켰다.

양효진은 "내가 40점을 기록했던 경기(2013년 1월 26일 도로공사전) 영상을 최근에 다시 봤다.

당시에는 '상대 블로커 위에서 공을 때릴 것만 같은 가벼운 기분'으로 경기했다"고 웃으며 "지금은 확실히 몸이 무겁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양효진은 견고한 센터이자, 무서운 공격수다.

그보다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하는 선배 센터를 보며 기분 좋은 자극을 받기도 한다.

양효진은 "정대영(39) 선배는 정말 열심히 훈련한다.

내 나이에도 되어도 눈을 뜨자마자 몸을 만들어야 버틴다.

그런데 정대영 선배는 훈련도, 경기도 열심히 하신다"며 "내가 13시즌을 더 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때까지는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하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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