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승을 신고한 이민우 /골프오스트레일리아  제공
생애 첫 승을 신고한 이민우 /골프오스트레일리아 제공
‘누나 다음엔 같이 우승하자!’

‘괴물 장타자’ 이민우(21)가 ISPS 한다 빅 오픈(총상금 160만호주달러)에서 유럽프로골프투어 첫 우승을 신고했다. 이민우는 여자골프 강자인 호주동포 이민지(24)의 친동생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5승을 기록 중인 이민지는 이번 대회 여자부에 출전해 공동 6위(6언더파)에 올랐다.

이민우는 8일 호주 빅토리아주 바원헤즈의 서틴스 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친 이민우는 유럽투어 통산 1승을 기록 중인 장타자 라이언 폭스(호주)를 2타 차로 밀어내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민지가 그의 우승퍼트를 그린 옆에서 지켜봤다. 이민우는 “누나와 같은 대회에서 경기할 수 있어 좋았다. 홈 코스에서 첫 우승을 잡아내 기쁘다”고 말했다.

이민우가 친누나인 이민지 프로를 끌어안고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 골프오스트레일리아  제공
이민우가 친누나인 이민지 프로를 끌어안고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 골프오스트레일리아 제공
지난해 프로로 데뷔한 이민우는 아마추어 시절 US 주니어 선수권대회를 제패하며 주목받았던 유망주다. 프로 데뷔 이후 17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세 번 등을 기록하는 등 서서히 기량을 끌어올려왔다. 가장 좋았던 성적은 지난해 12월 3위를 기록한 호주 PGA챔피언십이다. 현재 세계랭킹은 229위.

이민우는 특유의 폭발적인 장타를 활용해 강풍 속에서도 큰 실수 없이 타수를 줄인 끝에 생애 첫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그의 지난 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341.40야드로 유럽투어 전체 1위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이언만으로 500야드가 넘는 파5홀을 2온으로 손쉽게 공략해 버디를 잡아내는 등 장타 덕을 톡톡히 봤다.

한편 이번 대회는 ‘빅 오픈’이라는 동일한 대회 이름으로 같은 코스에서 같은 상금을 걸고 남녀 대회가 동시에 열렸다. LPGA투어 통산 5승을 기록 중인 이민지는 최종일 한때 공동선두까지 달리며 한 대회 남매 동반 우승이라는 ‘진귀한 사건’을 기대케 했으나 막판 샷 난조로 역사적 기록을 놓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