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지면 스페인-영국 결과 지켜봐야 해 불리해져
한국 여자농구, 오늘 밤 중국 꺾으면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행
말 그대로 '마지막 승부'만 남았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농구가 9일 밤 8시(한국시간) 중국을 상대로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승 1패인 우리나라는 이날 중국을 꺾을 경우 자력으로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복귀한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스페인, 중국, 영국 등 4개 나라가 출전해 풀리그를 벌인 뒤 상위 3개국이 도쿄올림픽 본선에 나간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19위인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4개국 가운데 순위가 가장 낮다.

사흘 전 스페인(3위)과 1차전에서 46-83으로 크게 졌으나 8일 영국(18위)을 82-79로 꺾고 한고비를 넘겼다.

FIBA 랭킹 8위 중국은 영국(86-76)과 스페인(64-62)을 연달아 꺾고 이날 한국과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도쿄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했다.

한국 여자농구, 오늘 밤 중국 꺾으면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행
우리나라가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먼저 중국과 맞대결에서 이기면 이어 열리는 스페인-영국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자력으로 올림픽 티켓을 획득한다.

그러나 1승 1패를 기록 중인 한국이 중국(2승)에 패할 경우 스페인(1승 1패)-영국(2패) 경기에서 스페인이 이겨야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만일 한국이 중국에 지고, 영국이 스페인을 꺾으면 한국과 스페인, 영국 등 세 팀이 똑같이 1승 2패가 된다.

이 경우 세 팀 간 경기의 골 득실을 따지는데 우리는 스페인에 37점을 지고, 영국에 3점을 이겨 '-34'를 기록 중이다.

현재 '-3'인 영국이 스페인을 꺾으면 우리와 같은 1승 2패지만 골 득실에서 우리보다 앞서게 된다.

또 스페인은 영국에 지더라도 현재 골 득실이 '+37'이기 때문에 영국에 70점 차 이상의 기록적인 패배를 당하지 않는 한 역시 골 득실에서 한국을 제친다.

다만 스페인이 영국을 이기면 한국은 3전 전패를 기록할 영국을 제치고 올림픽 출전권의 마지노선인 3위를 확정한다.

한국 여자농구, 오늘 밤 중국 꺾으면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행
따라서 우리로서는 무조건 중국을 꺾고 자력으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는 쪽이 안전하다.

혹시라도 중국에 패해 스페인-영국전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불리해진다.

스페인은 70점 차로 지지 않으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여유로운 입장이고, 반면 영국은 스페인을 꺾기만 하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묘한 분위기로 흐를 수 있다.

특히 영국의 호세 뷰케타 감독이 스페인 국적이라는 점도 스페인이 '영국 올려주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81-80 승리를 거뒀다.

또 스페인과 영국은 지난해 유럽선수권에서 한 차례 만나 스페인이 67-59로 이겼다.

스페인-영국전 결과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통쾌한 중국전 승리가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에 마지막 숙제로 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