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러플 점프 5개→3개로 수정…완성도에 집중
4대륙대회서 시즌 첫 90점 돌파 "홈 팬 응원이 큰 힘"

4회전 점프 줄인 차준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 입학 예정)은 올 시즌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두 차례 대회에서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것과는 차이가 컸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올 시즌 초반 급하게 프로그램의 난도를 높였다.

지난 시즌까지 쇼트프로그램에서 1개, 프리스케이팅에서 2개를 뛰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쇼트프로그램 2개, 프리스케이팅 3개로 늘렸는데, 무리한 도전이 악영향을 줬다.

강도 높은 훈련은 몸 상태를 흔들었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크게 떨어졌다.

기대 수준의 결과를 얻지 못한 차준환은 초심으로 돌아갔다.

국내에서 열리는 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를 대비해 프로그램 구성에 변화를 줬다.

무리한 연기 대신 안정적인 모습으로 승부수를 다시 띄웠다.

쿼드러플 점프 개수를 다시 3개로 줄이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그는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8.49점, 예술점수(PCS) 41.88점을 합해 90.37점으로 6위 자리에 올랐다.

개인 최고점(97.33점)을 넘진 못했지만, 올 시즌 처음으로 90점대 점수를 받았다.

3위 제이슨 브라운(94.71점·미국)과도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연기를 마친 차준환은 밝은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으로 나왔다.

차준환은 "훈련한 대로 연기를 펼쳐 만족스럽다"며 "(언더로테이티드 판정을 받은) 트리플 악셀이 아쉽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실수하지 않고 시즌 베스트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구성 난도를 높이는 게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해 공격적으로 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구성 난도보다 전체적인 완성도에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4회전 점프 줄인 차준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어 "프로그램 구성 난도를 낮췄지만, 부담감은 여전했다"라면서도 "국내 팬들의 많은 응원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차준환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2009년 김연아(은퇴·금메달)가 유일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