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최경주, "비거리보다는 정확도"…310야드 장타도
오는 5월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니어 무대에도 모습을 드러낼 최경주(50)가 아들뻘 선수들과 겨루는 PGA투어에서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최경주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5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요즘 가장 뜨거운 임성재(22)와 같은 공동 8위다.

임성재는 최경주의 맏아들보다 한살 어리다.

말 그대로 아들뻘이다.

"시니어투어 입성 자격이 생기지만, 시니어투어보다는 PGA투어가 우선"이라던 최경주의 이날 경기력은 PGA투어에서 뛰어도 충분히 통하는 수준이었다.

이날 최경주는 딱 한 번 페어웨이를 놓치는 컴퓨터 티샷을 뽐냈다.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최하위권인 123위(평균 284.3야드)에 그쳤지만, 정확도는 1위에 올랐다.

1번 홀(파4)에서 310야드를 날아가는 티샷을 날렸고 6번 홀(파4)에서도 305야드를 찍어 마음만 먹으면 300야드를 넘기는 장타력도 선보였다.

최경주는 "겨울 훈련 동안 비거리가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비거리 욕심은 접고 정확도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높은 페어웨이 안착률은 높은 그린 적중률로 보상을 받았다.

그는 18 개홀 가운데 네 번 그린을 놓쳤을 뿐이다.

경기 흐름을 다잡은 위기 관리와 그린 플레이가 정교한 샷을 뒷받침했다.

초반 4개 홀에서 3번이나 그린을 놓치고도 모두 파를 지켜낸 최경주는 다섯번째 홀인 14번 홀(파5)에서 18m 먼 거리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상승세를 탔다.

15번 홀(파4)에서 5m 버디를 잡아낸 최경주는 4번 홀(파3)에서 1m 버디, 6번 홀(파4)과 9번 홀(파4)에서 4, 5m 버디 퍼트를 쏙쏙 집어넣었다.

그린에 볼을 올린 14개 홀에서 평균 퍼트는 1.643개. 출전 선수 상대 평가에서 최경주는 퍼트 부문 5위였다.

최경주는 "샷도 좋았지만, 퍼트가 특히 잘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보기가 하나도 없었지만, 위기는 있었다.

8번 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고, 두 번째 샷은 그린을 30m나 벗어났다.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린 최경주는 만만치 않은 2m 파퍼트를 집어넣어 위기를 넘겼다.

최경주는 "겨울 동안 훈련한 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동안 구사하던 드로 샷을 포기하고 내 전성기에 잘 치던 컷 샷 위주로 경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2라운드를 잘 치러서 여유 있게 컷을 통과하는 게 당면 목표"라는 최경주는 "컷을 통과하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 톱10 진입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