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전 3-2 승리 주역…"만회 못 하면 잠 못 잘 것 같았다"
신인왕 후보 이다현, 5세트 결정적 블로킹…"독기 품고 있었다"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에서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현대건설의 센터 이다현(19)이 강심장까지 뽐냈다.

현대건설은 27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흥국생명과의 4라운드 홈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설날 연휴에 성사된 1, 2위 맞대결에 구름 관중이 모였다.

현대건설은 시즌 첫 홈 만원 관중(4천654명)을 기록했다.

높은 기대치에 걸맞게 명승부가 펼쳐졌다.

1위 현대건설에 맞서 2위 흥국생명은 에이스 이재영의 부상 공백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맞섰다.

4세트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5세트에서도 20점대 이후까지 피 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공격 하나와 수비 하나에 승부가 결정되는 박빙의 상황에서 해결사로 빛난 주인공은 이다현이었다.

이다현은 22-22에서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의 중앙 후위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차단하고 포효했다.

신바람이 난 이다현은 23-23에서는 세터 이다영과의 완벽한 호흡으로 중앙 속공을 꽂아 넣었다.

현대건설은 이어진 수비에서 루시아의 오픈 공격이 코트를 벗어나면서 올 시즌 5세트 최다 득점이 나온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시간차 공격은 정지윤이 낫지만 블로킹 높이와 중앙 속공은 (이)다현이가 낫다고 봤다.

잘 해결해줬다"고 흡족해했다.

이다현은 "중요한 경기라 감독님이 투입할 줄 몰랐다"며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며 승부처에서 자신을 신뢰해준 이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돌아보면 집념이 만들어낸 결정적인 블로킹이었다.

그는 "동선이 엉키는 실수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실수가 잦아서 만회해야지 잠자리에 들 수 있겠다 싶었다"며 "5세트 결정적인 상황에서 블로킹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강한 승부 근성을 드러냈다.

사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신인이라 하더라도 5세트 승부처에서는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게다가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 하는 만원 관중이 모인 경기였다.

이다현은 이에 대해 "마치 올림픽 경기를 하는 기분이었다"며 "떨리는 것 같아서 다시 집중했다.

집중하니까 관중 소리가 안 들리더라"고 했다.

최근 경기 출전이 뜸했던 이다현은 이날 경기로 다시 한번 신인왕 재목임을 입증했다.

그는 "전반기 때 신인왕 후보로 각광을 받다가 3, 4라운드 들어 경기에 못 들어가서 사실 독기를 품고 있었다"며 "기회를 주신 감독님에게 감사하고, 또 기회가 온다면 꼭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