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골프 '짝수해 징크스' 올해도?
‘빨간바지’ 김세영(27·사진)의 역전 우승이 무산됐다. ‘K골프’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새해 첫 승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김세영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러톤의 보카리오GC(파72·6701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개인브리지LPGA(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우승을 차지한 매들린 삭스트롬(17언더파·28·스웨덴)에 6타 모자란 5위로 대회를 마쳤다.

빨간 바지를 입고 나오는 최종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자주 해 ‘빨간바지의 마법사’로 불리는 김세영은 선두에 3타 차 3위로 시작했으나 되레 타수를 잃었고, 2주 연속 ‘톱10’에 든 것에 의미를 부여해야 했다.

김세영은 “지난주와 이번주 모두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퍼트 때문에 살리지 못한 것 같다”며 “3주 정도 쉬면서 퍼트를 보완해 아시아에서 열릴 대회에선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LPGA투어는 다음주부터 2주 연속 호주에서 대회를 연 뒤 다음달 20일 혼다LPGA타일랜드를 시작으로 3주간의 아시아 일정에 들어간다.

그는 3번홀(파3)에서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8번홀(파5)과 11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했으나 12번홀(파4) 더블보기에 발목이 잡혔다. 16번홀(파5) 이글 기회를 3퍼트로 놓친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김세영을 제외하면 20위 안에 든 한국 선수는 없다. 한국선수들은 개막 후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실패하면서 ‘짝수해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한국 선수가 LPGA투어 개막 후 첫 2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건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한국 선수들은 10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반면 2015년과 2017년, 지난해는 15승을 수확해 유독 ‘홀수 해’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골프 천재’ 하타오카 나사(21)는 2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며 ‘K골프’의 올림픽 2연패 도전에 가장 큰 복병으로 떠올랐다. 제32회 하계올림픽은 하타오카의 ‘홈’인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