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너냐?"

김세영(27)의 머릿속이 약간 복잡해졌다. 역전 우승을 노리는 그의 눈앞에 다시 하타오카 나사(일본)가 들어왔다. 시즌 첫 승 목표를 위해선 꼭 밟고 건너야 할 징검다리다. 2주 연속 똑같은 숙제를 김세영은 어떻게 해결해 낼까.

김세영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래튼의 보카 리오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게인브릿지 LPGA 앳 보카 리오(총상금 200만달러)3라운드를 5언더파 67타로 마쳤다. 버디 6개를 잡았고 보기 1개를 내줬다. 중간합계 12언더파. 이날 7언더파를 몰아쳐 순위를 끌어올린 다니엘 강(미국)과 나란히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타오카가 13언더파 단독 2위, 마들렌 삭스트롬(스웨덴)이 15언더파 단독 1위다.

김세영은 삭스트롬을 제치고 우승하려면 3타 차를 넘어야 한다. 투어 4년차인 삭스트롬은 아직 우승이 없는 무명. 공동 2위가 가장 잘한 성적이다. 무명이 4라운드까지 잘할 확률은 높지 않다. 그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쪽은 하타오카다.

하타오카와 김세영은 지난주 열린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리조트 대회 3라운드에서도 비슷한 경쟁 구도를 연출했다. 그 때는 하타오카가 3위, 김세영이 2위로 이번 대회와는 거꾸로였다는 게 다르다.

당시 결과는 하타오카가 박인비(32), 가비 로페즈(멕시코)와 함께 연장전까지 진출했고 김세영은 하필 최종일 1오버파를 쳐 공동 7위로 주저앉았다.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단독 1위 삭스트롬이나, 동포 다니엘 강보다 하타오카가 신경쓰이는 것은 지난주 대회를 포함해 하타오카가 한국(계)선수들의 우승을 여러차례 견제한 전력 때문이다. 박인비의 우승은 물론, 고진영, 박성현, 다니엘 강, 이민지 등이 그의 질주에 눌려 우승을 놓친 적이 있다.

이민지는 2018년 6월 하타오카의 생애 첫 승(월마트아칸사스챔피언십)때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었고, 하타오카의 2승째인 토토재팬 클래식 때는 최종라운드(3라운드)에서 하타오카에게 역전패했다. 박인비와 박성현, 고진영은 지난해 4월 기아차클래식 때 하타오카에 밀려 2위 그룹에 이름을 올리는데 그쳤다. 올 시즌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주 다이아몬드 리조트 대회에서다. 박인비는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하타코카가 낀 3자 연장전으로 끌려갔고, 가장 먼저 탈락했다. 박인비는 지난해 9월 일본여자프로 선수권대회에서도 첫날 선두로 나서 우승을 기대했지만,최종일 우승컵을 들어올린 건 하타오카였다.
2017년 LPGA투어에 데뷔한 하타오카는 이렇게 투어 통산 3승을 수확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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