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아픔 함께 겪은 영혼의 단짝
한국 레슬링 자존심 걸고 '쌍두마차' 출격
[도쿄올림픽] 기대주 (19) 김현우·류한수(完)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던 레슬링 간판 김현우(32·삼성생명)는 연속 대회 우승을 노렸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허무하게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그레코로만형 75kg급에 출전한 김현우는 16강전에서 러시아 로만 블라소프(30·러시아)에게 억울하게 패했다.

그는 3-6으로 뒤진 경기 종료 3초 전 가로들기에 성공했지만, 4점 기술을 2점밖에 인정받지 못해 5-7로 패했다.

안한봉 당시 대표팀 감독이 눈물을 흘리며 거칠게 항의할 정도로 답답한 상황이었다.

김현우는 편파 판정에 제소까지 고민했지만, 자신의 뒤에 경기를 치를 류한수(32·삼성생명)가 불이익을 받을까 봐 포기했다.

그러나 류한수 역시 리우올림픽에서 상처만 안고 돌아왔다.

그는 그레코로만형 66㎏급 8강에서 만난 아르메니아 미르간 아루튜난에게 패하면서 패자부활전으로 내려갔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며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그렇게 김현우와 류한수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귀국길에 올랐다.

[도쿄올림픽] 기대주 (19) 김현우·류한수(完)

김현우와 류한수는 지난 4년 동안 뼈를 깎는 훈련을 소화하며 자신을 단련시켰다.

어느덧 30대를 훌쩍 넘긴 베테랑이 됐지만, 두 선수는 더욱더 노련해졌다.

김현우는 지난해 속리산 극기훈련 등 생사를 넘나든다는 사점(死點) 훈련을 모두 채웠고, 지난해 여름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선 에어컨 시설이 없는 체육관에서 엄청난 땀을 흘렸다.

주변에선 김현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도쿄올림픽] 기대주 (19) 김현우·류한수(完)

류한수도 한층 성장했다.

특기인 스탠딩 기술은 물론, 약점으로 꼽히는 그라운드 기술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대표팀 박치호 감독과 파테르 공격 시 손동작과 힘 배분 등을 다시 훈련하며 자신만의 공격 루트를 정복했다.

박치호 감독은 "서 있는 상태에서 류한수는 세계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라며 "이런 류한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선 상대를 몰아넣을 수 있는 공격 기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이 걸려있었던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조기 탈락하며 다시 힘든 상황을 맞았다.

1번 시드를 받았던 김현우는 16강에서 자만한 마음을 품었다가 그대로 탈락했고, 류한수는 고질적인 목 디스크 증세가 악화해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8강에서 떨어졌다.

두 선수의 예기치 못한 부진은 여파가 컸다.

박장순 대표팀 총감독은 사퇴하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두 선수는 다시 일어나고 있다.

김현우는 지난 13일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가볍게 국내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우승해 도쿄올림픽 1차 관문을 넘었다.

류한수 역시 디스크 시술을 받은 뒤 회복해 국내 1인자 자리를 되찾고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 재도전에 나섰다.

갈 길은 멀다.

일단 두 선수는 도쿄올림픽 출전권부터 획득해야 한다.

기회는 단 두 번뿐이다.

오는 3월과 4월 쿼터 대회에서 무조건 출전권을 따야 한다.

도쿄올림픽 본무대에서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김현우가 출전하는 그레코로만형 77㎏급엔 리우올림픽 편파판정 당시 상대 선수였던 블라소프,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뢰린츠 터마시(34·헝가리)가 경계대상으로 꼽힌다.

류한수가 출전하는 그레코로만형 67㎏급에선 이스마엘 보레로 몰리나(28·쿠바), 아르템 수르코프(27·러시아)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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