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 응원 그리스 팬 20여명 소음 크게 낸다는 이유로 퇴장당해
호주오픈 테니스 응원 문화 논란…치치파스 "여긴 축구장 아냐"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천100만호주달러·약 566억4천만원)에서 일부 팬들이 시끄럽게 응원했다는 이유로 관중석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호주 신문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22일 경기 도중 자국 선수를 응원하던 그리스 팬 20여명이 경기장에서 퇴장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팬들은 이날 마리아 사카리(23위·그리스)와 히비노 나오(103위·일본)의 여자 단식 경기에서 사카리를 응원하다가 지나치게 소음을 크게 낸다는 이유로 퇴장 조처됐다.

현지 경찰은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수차례 받은 일부 팬들이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에서 퇴장당했다"며 "이들은 퇴장 조치를 평화롭게 이행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그리스 선수인 남자 단식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6위)는 이에 앞서 자국 팬들의 응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도 어느 정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상대를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런 응원 문화는 축구장에서는 괜찮겠지만 테니스 코트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주오픈 테니스 응원 문화 논란…치치파스 "여긴 축구장 아냐"
테니스는 골프와 함께 팬들의 관전 매너가 엄격한 종목이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관중석에서 소음을 내거나 움직여서는 안 된다.

또 선수의 실수로 점수가 나왔을 때는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득점했을 경우에도 박수를 보내지 않는 것이 매너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쫓겨난 그리스 팬들은 퇴장 조치가 부당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아르마니 니카스라는 팬은 호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기가 끝난 뒤 승리를 축하했을 뿐인데 밖에서 보기에는 너무 심했다고 여긴 것 같다"며 "하지만 이런 퇴장은 인종 차별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 팬들의 응원을 받은 사카리 역시 "팬들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며 "그들은 (응원을) 멈춰야 할 때 멈췄다"고 팬들의 편을 들었다.

비단 그리스 팬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남자 단식에 출전한 브누아 페르(프랑스) 역시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크로아티아 팬들의 응원에 불만을 나타냈다.

페르는 "(크로아티아 팬들을) 수구 경기장으로 보내야 한다"고 시끄러운 응원이 거슬렸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