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기 쉽지 않은 포지션…선수들도 이해하겠죠"
김학범이 꼽은 '아픈 손가락'…출전 못한 2명의 '백업 골키퍼'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바꾸기 쉽지 않아요…. 이해해주겠죠."
진심이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매 경기 상대 팀에 맞는 최적의 베스트 11을 선택하는 '팔색조 전술'을 통해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 김학범(60) 한국 U-23 축구대표팀 감독은 '언성 히어로(unsung hero)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안준수(세레소 오사카)와 안찬기(인천대)를 꼽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22일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김대원(대구)과 이동경(울산)의 연속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최소 준우승을 확보하며 이번 대회 1~3위 팀에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미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는 김학범호 덕분에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과 통산 11번째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지휘한 김학범 감독은 1년 6개월여 만에 또다시 U-23 대표팀을 이끌고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 '신공'을 발휘하며 한국 축구계의 뛰어난 '지략가'로 인정을 받게 됐다.

그라운드에서는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이지만 숙소에는 '자상한 아버지'로 변신하는 김학범 감독은 22일 호주를 꺾고 '도쿄행 티켓'을 품은 뒤 가장 먼저 이번 대회에 출전 시간을 주지 못한 2명의 선수에게 미안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 나선 23명(필드플레이어 20명+골키퍼 3명)의 선수 가운데 필드 플레이어 20명을 골고루 기용하는 '팔색조 전술'로 당당히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조별리그 C조 3경기와 8강·4강전까지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2명의 선수가 남아 있다.

바로 송범근(전북)의 뒤를 지켜주는 백업 골키퍼인 안준수와 안찬기다.

김학범이 꼽은 '아픈 손가락'…출전 못한 2명의 '백업 골키퍼'

'돌려막기'가 가능한 필드 플레이어와 달리 골키퍼는 교체가 쉽지 않은 포지션이다.

골키퍼는 골문을 굳건히 지키는 역할 뿐만 아니라 최후방에서 '콜(call) 플레이'를 통해 수비진의 움직임과 간격을 조율해주는 막중한 임무를 맡는다.

포백 라인은 물론 미드필더들의 움직임까지 조율해줘야 하는 중요한 포지션이라 쉽게 교체하기 어렵다.

이번 대회에서는 K리그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골키퍼 송범근(전북)이 '1번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송범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김학범 감독과 함께 금메달의 환호를 경험한 선수로 이미 A대표팀에도 뽑힐 만큼 차세대 골키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송범근을 주전 골키퍼로 기용하고 있다.

김 감독은 20명의 필드 플레이어에게 고르게 출전 시간을 줬지만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만큼은 로테이션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김 감독에게 이번 대회의 '언성 히어로'를 꼽아달라고 묻자 "지금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골키퍼 2명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대회 기간에 바꾸기 쉽지 않다"며 "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린 대회라서 안준수와 안찬기도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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