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땐 좋은 날이 안 좋은 날보다 많았는데, 40대 중반이 되니 그 반대가 된 것 같네요."

지난해 12월 30일 만으로 44번째 생일을 맞이하며 40대 중반으로 들어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750만달러)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이제 경기하기 전에는 몸을 충분히 풀어야 한다"며 "골프를 치러 가서도 (워밍업 없이) 곧바로 1번 홀에 서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우즈는 "이런 점이 나이 든 선수로서 힘든 부분"이라며 "부상 등의 이유로 대회에 나서지 못한 시즌이 아쉽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금 다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행운과도 같은 기회"라고도 했다.

우즈는 24일 새벽부터 자신의 우승 텃밭인 토리파인스GC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토리파인스GC에서 획득한 우승컵만 8개다. 그는 콜린 모리카와(미국), 욘 람(스페인)과 함께 경기한다. 모리카와의 경우 1997년생으로 우즈가 프로로 데뷔한 1996년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선수다. 우즈는 "바로 그런 점이 골프라는 종목의 특성"이라며 "풋볼의 경우 나이 차이가 커야 10년 정도 나겠지만 골프는 몇십년 차이도 날 수 있다"고 했다.

PGA투어 통산 82승을 거둔 우즈는 1승만 더 거두면 샘 스니드(미국)를 따돌리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러나 우즈는 "83승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 18승 기록 도전에 대해서도 "사실 지금 나의 메이저 15승도 적지 않은 승수"라고 받아쳤다.

우즈에겐 당장 도쿄올림픽 출전이 최우선 목표인 듯 보인다. 우즈는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며 6월까지 많은 대회가 있고 세계랭킹 15위 안에도 여러 명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골프는 같은 국가의 선수가 세계랭킹 15위 내 3명 이상 있을 경우 최대 4명까지 출전을 허락한다. 현재 세계랭킹 6위인 우즈는 브룩스 켑카(1위), 저스틴 토머스(4위), 더스틴 존슨(5위)에 이어 미국 선수 중 네 번째로 세계랭킹이 높다.

한편 이날 골프 명예의 전당은 회원 가입 최소 연령을 2021년부터 50세에서 45세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우즈를 위해 나이를 조정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우즈는 1975년생인 우즈는 2021년이 되면 회원 가입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PGA투어 커미셔너 겸 골프 명예의 전당 회장인 제이 모나한은 "역사적인 내용과 미래지향적인 정신으로 회원가입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