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렌카·아니시모바 '아버지에게 바치고 싶었던 승리'
"지금 꼭 그 이야기를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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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천100만호주달러·약 566억4천만원)에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선수들의 애틋한 마음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여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어맨다 아니시모바(24위·미국)는 자리나 디아스(73위·카자흐스탄)에게 1-2(3-6 6-4 3-6)로 져 탈락했다.

올해 19살인 아니시모바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4강에 올라 2000년 이후 출생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유망주다.

그러나 지난해 8월 US오픈을 앞두고 아버지 콘스탄틴 아니시모프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충격을 받은 아니시모바는 US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코치를 겸한 든든한 후원자였던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 모습을 보인 아니시모바는 1회전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아니시모바에게 "(아버지가 없어서) 불안정한 느낌이 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그는 "경기 끝나자마자 꼭 그 이야기를 지금 해야 하느냐"고 되묻고는 눈물을 쏟았다.

아니시모바는 진정하고 난 뒤 "여전히 힘들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 뛰고 싶었다"고 답했다.

호주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 7'은 "잔혹한 질문에 여러 팬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분노했다"며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 아니시모바와 함께 출전하는 닉 키리오스 역시 '이런 질문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아니시모바는 최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대형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가 역시 나이키와 체결했던 8년간 1억200만달러 계약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큰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발렌카·아니시모바 '아버지에게 바치고 싶었던 승리'
아리나 사발렌카(12위·벨라루스) 역시 지난해 11월 아버지 세르게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이달 초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 출전해 공개했다.

사발렌카는 이달 초 호주 애들레이드 대회에서 "아버지가 43세로 젊었기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밝히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알려야 할 것 같아서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22살인 사발렌카는 "시즌을 준비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며 "6살 때 처음 테니스 라켓을 내게 주신 분이 바로 아버지였다"고 슬퍼했다.

그는 "가족들을 떠나 호주로 오기도 어려운 일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아버지는 내가 세계 1위가 되기를 바라셨기 때문에 아버지를 위해 더 강해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 2회전까지 올랐지만 22일 카를라 수아레스 나바로(54위·스페인)에게 0-2(6-7<6-8> 6-7<6-8>)로 져 3회전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한편 22일 경기에서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만났던 오사카 나오미(4위·일본)와 페트라 크비토바(8위·체코)가 나란히 3회전에 진출했다.

크비토바는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28위·러시아)와 16강 진출을 다투고, 오사카는 코리 고프(67위·미국)-소라나 크르스테아(74위·루마니아) 경기 승자를 3회전에서 만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