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라건아 "인종 차별 메시지 공개 이후 많은 격려에 감사"

'We Love 건아!'
21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가 끝난 뒤 체육관 전광판에 새겨진 문구다.

이날 오리온에 96-83으로 이겨 최근 3연패 늪에서 벗어난 KCC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찰스 로드가 발목 부상으로 뛰지 못한 KCC는 라건아가 혼자 40분을 책임지며 22점, 13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전창진 KCC 감독 역시 경기 종료 후 "라건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KCC가 전광판에 '우리는 라건아를 사랑해'라는 문구를 띄운 것은 이날 라건아가 잘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라건아는 지난주 올스타전을 앞두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로부터 받은 인종 차별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당시 '나는 이런 메시지를 매일 받는다'며 '그냥 차단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가야 한다'고 한국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출신인 그는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영어 이름이 있다.

미주리대를 나온 그는 대학 졸업 직후인 2012년부터 한국에서 뛰었고 2018년 한국 국적을 취득, 2018년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농구 월드컵에 국가대표로도 출전했다.

그런 그가 인종 차별 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다고 공개하면서 KBL은 선수들 인권 보호를 위해 외국인 선수를 대상으로 인종 차별 관련 피해 사례를 조사하고 법적인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소속팀 KCC에서도 그에게 팬들의 사랑을 확인시켜주고 라건아가 받았을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기 위한 이벤트를 기획했던 것이다.

KCC 라건아 "인종 차별 메시지 공개 이후 많은 격려에 감사"

라건아는 21일 경기를 마친 뒤 "메시지 공개 이후 많은 팬분이 응원과 사과 메시지를 전해왔다"며 "오늘 경기장에서도 팬들이 따뜻하게 대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랑해, 라건아' 메시지에 팔로 하트 모양까지 만들어 보이며 팬들에게 인사한 그는 "공개 이후 악성 메시지는 딱 한 개가 더 왔다"고 웃으며 "그것도 마저 공개할까 생각했지만 좋은 메시지 2천개 정도에 나쁜 내용이 하나 정도 온 것이라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40분을 다 뛰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으냐'는 물음에 라건아는 "(한국에서 활약한) 지난 8년간 그렇게 뛰어왔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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