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팀 제주 맡아 승격 도전…"팬들이 즐거워하는 축구하겠다"
'3번째 승격' 꿈꾸는 남기일 감독 "제주 원래 자리 돌아가도록"

"처음에 팀에 와서 보니 선수들이 웃지를 않더라고요.

누구나 한 번은 실수하거나 쓰러질 수 있다, 얼마나 빨리 털고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했죠."
2019 프로축구 K리그1(1부) 최하위에 그쳐 2020시즌을 K리그2(2부)에서 보내게 된 제주 유나이티드는 새 시즌 지휘봉을 남기일(46) 감독에게 맡겼다.

광주 FC와 성남 FC를 이끌었던 남 감독은 두 팀을 모두 1부리그로 승격(2014년 광주, 2018년 성남)시켜 '승격 전문가'로 통하는 지도자다.

게다가 1997년 제주의 전신인 부천 SK에서 프로로 데뷔, 2003년까지 주축으로 활약했던 만큼 팀을 다시 일으킬 더 없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 선수단이 절치부심하며 태국 치앙라이로 전지훈련을 떠난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남 감독은 "제가 와서 바뀌는 것도 있겠지만, 제주는 누가 오더라도 거듭날 힘이 있는 팀"이라면서 "함께 성장하는 한 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에 부임해 우선은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다잡는 데 힘을 쏟은 남 감독은 '팬들이 즐거워하는 축구'를 만들겠다는 일성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제주는 '감귤타카'로 불리는 미드필더 중심의 플레이로 알려진 팀이다.

제가 할 부분은 전후방까지 강한 하나의 팀을 만드는 것"이라며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골이 많이 나는 축구로 팬들을 즐겁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를 이끌게 된 건 남 감독 개인에게도 큰 도전이다.

그간은 '재정이 넉넉지 않은 구단에서도 성과를 내는 감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처음으로 기업구단을 맡게 됐다.

제주에서도 승격을 일구면 'K리그 최다 승격' 기록을 3회로 늘리게 된다.

남 감독은 "저의 승격이 몇 번째이고 이런 것을 떠나 제주가 현재의 위치가 아닌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승격은 경기를 잘해서만 되는 게 아니고 노력과 운도 따라야 한다.

선수들의 성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이 좋지 않은 구단들을 맡을 때와는 달리 제주에서는 영입 등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전한 그는 "감독에겐 그만한 보답, 성적을 내야 하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뒤따르지만, 스태프와 선수들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즌을 준비하며 남 감독은 베테랑 공격수 정조국(36)을 필두로 과거 같은 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을 여럿 불러들였다.

이창민, 안현범 등 기존 전력 상당 부분을 지킨 제주는 강원 FC에서 뛰었던 수비수 발렌티노스 등 외국인 선수도 보강하고 있다.

남 감독은 "골대 앞에서 마무리 지어줄 수 있는 정조국을 비롯해 제 스타일을 잘 아는 선수들이 합류함으로써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전술적으로 잘 융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외국인 선수 한자리는 "스트라이커를 찾고 있다.

조율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이어 남 감독은 "태국 전지훈련에서는 전술적인 부분을 잘 만들어오겠다"면서 "연습경기도 모든 선수가 3∼4경기 정도 뛸 수 있게끔 준비하려고 한다.

선수들을 잘 살펴보고 알아갈 기회로 삼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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