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지금까지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운동해왔다"
[도쿄올림픽] 기대주 (16) 오연지
여자복싱은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당시 런던은 물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도 한국 여자복싱 선수 중에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한국 여자복싱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3번째 도전에 나선다.

도쿄올림픽에서 여자복싱 체급은 기존의 3개에서 5개로 늘었다.

한국 여자복싱에는 절호의 기회다.

더군다나 세계적인 강자로 우뚝 선 라이트급(57∼60㎏)의 오연지(30·울산광역시청)가 있기에 어느 때보다 새 역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연지는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이다.

오연지는 지난해까지 전국체전 9연패를 달성했다.

2011년 전국체전에 여자복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그 누구도 오연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시아에도 적수가 없다.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여자복싱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따낸 금메달 2개가 모두 오연지의 주먹에서 나왔다.

오연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자신감을 키운 오연지는 2018 국제복싱협회(AIBA) 세계여자복싱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연지는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꺾었던 태국의 슈다포른 시손디를 준결승에서 다시 만났으나 정반대의 결과로 패하며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오연지는 비록 금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으나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첫 메달을 획득하며 도쿄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오연지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는 전국체전과 일정이 겹쳐 불참했다.

[도쿄올림픽] 기대주 (16) 오연지
이처럼 세계적인 기량을 자랑하는 오연지이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오연지는 여자복싱이 처음 도입된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는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돼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오연지는 "리우올림픽 때 정말 최선을 다했고 다 쏟아부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도 올림픽에 나가지 못해 속이 많이 상했다"고 돌아봤다.

전북 군산이 고향인 오연지는 중학교 때 전 국가대표 출신인 외삼촌(전진철)이 운영하는 복싱 체육관에 놀러 갔다가 복싱과 인연을 맺었다.

부모님이 극구 반대했지만, 오연지의 타고난 복싱 센스를 발견한 외삼촌이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전 소속팀인 인천시청의 김원찬 감독이 "전 세계에서 오연지만큼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한다.

그 노력의 결과로 오연지는 이제 여자복싱을 넘어 한국 복싱 최고의 기대주로 성장했다.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은 2월 3∼14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다.

여자복싱의 절대 강자인 중국의 텃세를 피하려면 대진운이 무척 중요하다.

지난해 12월 열린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가볍게 통과한 오연지는 대진운이 따른다면 무난하게 도쿄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오연지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그는 "스텝을 이용해서 펀치를 넣고, 상대 공격을 따돌리는 것은 자신이 있다"며 "전부터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운동을 해왔다.

도쿄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도쿄올림픽] 기대주 (16) 오연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