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럭비, 96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
최약체 평가 속에서도 목표는 '최소 1승'
[도쿄올림픽] 종목소개 ⑨ 럭비
럭비는 가로 100m, 세로 70m의 직사각형 경기장에서 각 팀 선수들이 타원형의 볼을 갖고 경합해 더 많은 점수를 내는 팀이 이기는 구기 종목이다.

인원에 따라 7인제와 15인제로 나뉘고, 득점 방식은 4가지다.

미식축구의 '터치다운'에 해당하는 트라이(상대팀 골라인 안에 볼을 내리찍는 것)가 5점이고, 트라이 후에 H자 모양의 골대 사이로 킥을 넣으면 2점이 보태진다.

종합해보면 트라이를 성공하면 최대 7점을 한꺼번에 낼 수 있다.

상대편 선수가 반칙을 범해 얻은 페널티킥에 성공하면 3점이 주어진다.

이 밖에 공이 튀어 오를 때 차는 드롭킥으로 3점을 얻는데, 이는 15인제 경기에만 적용된다.

럭비는 미식축구와 유사해 보이지만 차이점도 많다.

패스는 앞으로는 할 수 없으며, 뒤로 하는 패스만 가능하다.

또 8개의 보호구를 착용하는 미식축구와는 다르게 특별한 보호 장비 없이 경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럭비라면 15인제를 말한다.

하지만 15인제는 대규모 종합대회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 경기를 뛰면 2∼3일을 쉬어야 하므로 대회 기간에 맞추기가 어렵고 많은 선수가 필요한 점도 부담이다.

반면 7인제는 전후반 7분씩 하프타임 휴식 시간까지 포함해 15분이면 한 경기가 끝난다.

때문에 최근에는 15인제보다 7인제가 국제대회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1924년 파리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종목에서 사라졌던 럭비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92년 만에 다시 정식 종목으로 복귀했을 때 채택된 건 기존의 15인제가 아니라 7인제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럭비는 남녀 7인제만 열린다.

[도쿄올림픽] 종목소개 ⑨ 럭비
한국 럭비는 도쿄올림픽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국 남자럭비 7인제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인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에서 홍콩을 12-7로 꺾고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이번 지역 예선에 아시아 최강인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빠지면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일본과 함께 아시아 럭비의 '쌍두마차'로 꼽히는 홍콩이 버티고 있었기에 올림픽 본선행을 낙관하긴 어려웠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홍콩에 밀려 3회 연속 동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은 2017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 세븐스 시리즈 2차 대회에서 꺾은 것을 마지막으로 이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홍콩을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제압하고 새 역사를 썼다.

한국 럭비가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건 1923년 럭비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무려 96년 만이다.

실업팀 3개(한국전력공사·포스코건설·현대글로비스), 대학팀 4개(연세·고려·경희·단국대)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현실에서 일궈낸 쾌거다.

현재까지 개최국 일본을 포함해 한국과 케냐, 호주, 영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피지, 미국,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1개국이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6월 20∼21일 대륙간 예선에서 올림픽 본선에 오르는 12개국의 마지막 팀이 결정된다.

첫 경기는 7월 27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한국 럭비는 도쿄올림픽 본선에 오르는 12개국 중 최약체 전력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4년 전 리우올림픽에선 인구 90만명의 섬나라 피지가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럭비에서 따내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국 남자럭비 7인제 대표팀의 올림픽 목표는 최소 1승이다.

특히 '숙적' 일본을 만나면 무조건 이기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도쿄올림픽] 종목소개 ⑨ 럭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