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후반 투입 이동준 결승골…중국전 결장 조규성, 이란전 결승골
'학범슨'의 지략 승리…전력 분석 무력화한 '베스트 11 변화'

말 그대로 이란의 허를 찌른 전술의 승리였다.

중국전 이후 선수 변화를 예고했지만 필드플레이어를 무려 7명이나 바꾸면서 이란의 전력 분석을 무용지물로 만든 김학범 감독의 승부수가 빛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12일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20 아시아 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이동준(부산)과 조규성(안양)의 연속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중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 진땀승을 거둔 한국은 이란까지 꺾으면서 승점 6을 확보,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8강행 티켓을 일찌감치 품에 안았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대업을 떠안고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에 나선 김학범호는 C조 최약체로 평가된 중국과 1차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득점하지 못하며 힘든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한국은 무승부의 기운이 넘쳐나던 후반 추가시간 막판 이동준의 극장골이 터지면서 1-0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이름을 따서 '학범슨'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 감독은 중국의 전술 분석 결과에 따라 '맞춤형 베스트 11'을 선택했다.

결국 최상의 베스트 11은 아니었다.

어렵게 승리를 따낸 이후 김 감독은 이란과 2차전에 "큰 폭의 선수 변화"를 공언했다.

이런 가운데 이틀의 휴식과 훈련이 끝나고 마침내 이란과 2차전을 맞아 김 감독은 중국전과 전혀 다른 베스트 11을 선택해 취재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중국전에 나선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무려 7명이나 바꿔서다.

'학범슨'의 지략 승리…전력 분석 무력화한 '베스트 11 변화'

1차전에서 벤치를 지켰던 조규성, 이유현(전남), 정태욱, 정승원(이상 대구), 원두재(울산)를 비롯해 후반에 교체로 투입된 이동준과 정우영이 선발로 나섰다.

맹성웅(안양), 이상민(울산), 김진야(서울)만 두 경기 연속 선발을 맡았다.

한국의 대폭적인 선수 변화에 이란 코칭스태프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의 전술 변화는 전반전 연속골로 빛났다.

1차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이동준은 전반 22분 맹성웅의 중거리포가 골키퍼 펀칭에 막혀 흘러나오자 재빨리 뛰어들어 선제골을 꽂았다.

중국전에서 벤치만 달궜던 조규성은 김 감독의 선발 출전 결정에 보은하는 결승골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어느 선수가 나가도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는 "우리는 선수층이 두껍다.

선수들을 그렇게 조련해왔다.

누가 나가도 제 역할을 한다.

믿음이 있어서 가능한 전술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하미드 에스틸리 감독도 "우리는 좋은 분석팀이 있지만, 전부 예상하지는 못했다.

지치지 않은 선수들이 몇몇 나올 수 있다고는 예상했다"라고 허를 찔린 아쉬움을 털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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