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극장골' 도움 김진규 "동준이와 중학교부터 단짝 호흡"
"중학교 때부터 함께 뛰어서 그런 장면이 자주 나오죠."
갑자기 나온 호흡이 아니었다.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움직임을 알 수 있는 단짝만이 해낼 수 있는 득점 장면이었다.

9일 중국과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동준(부산)의 '극장골'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넘어 K리그 무대까지 이어진 오랜 '찰떡궁합'의 결과물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9일 중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김진규의 후방 패스를 받은 이동준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C조 선두로 나섰다.

중국전 승리 덕분에 한국은 12일 이란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승리하면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8강에 오르게 된다.

이동준의 결승골을 도운 김진규는 10일 태국 송클라의 라자망갈라 대학교 운동장에서 치러진 회복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동준이와는 중학교 때부터 같이 하고 있어서 그런 호흡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김진규와 이동준은 부산 아이파크의 유소년팀인 부산 신라중과 부산 개성고를 함께 다녔다.

김진규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2015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했고, 이동준은 숭실대를 거쳐 2017년 부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친구와 K리그 무대에서 재회했다.

중고 시절을 함께 보낸 '두 친구'의 포지션은 상부상조하는 역할이다.

김진규는 중앙 미드필더이고, 이동준은 측면 날개 공격수다.

이렇다 보니 '김진규 패스-이동준 득점'의 공식이 자주 성립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첫 단추를 끼우는 중국전에서 김진규가 중앙선 부근에서 투입한 공간 패스를 이동준이 빠르게 쇄도하며 잡아낸 뒤 왼발 슛으로 '극장골'을 완성했다.

중국전 '극장골' 도움 김진규 "동준이와 중학교부터 단짝 호흡"
김진규는 "(이)동준이와 같이 뛸 때마다 그런 장면이 자주 나왔다"라며 "어제 득점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웃었다.

그는 "중국전은 오랜만의 실전 경기라서 선수들 모두 몸이 무거웠다"라며 "그래서 호흡이 안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득점해서 이겨 다행이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란과 2차전에 대해선 "감독님이 선수를 많이 바꾸겠다고 하셨다.

여태껏 우리 팀은 멤버를 크게 바꾸면서 평가전을 치러와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투입될지 모르는 만큼 선수들도 한 치의 방심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규는 "이란은 공격진의 스피드와 압박이 좋다"라며 "중앙 미드필더들도 체격이 커서 힘도 좋다.

하지만 감독님이 잘 대처해주실 것이다.

자신감을 잃지 말고 해오던 모습대로 준비를 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