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 수렁에서 구해낸 '부산 듀오' 이동준·김진규
'부산 듀오' 이동준과 김진규(이상 23·부산 아이파크)가 김학범호를 첫 경기 무승부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나온 이동준의 극적인 결승 골로 중국에 1-0으로 이겼다.

아슬아슬했던 승부였다.

전반전 초반 몇 차례 골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었던 김학범호는 중반 이후부터 공격 작업에 탄력을 잃었다.

선수들은 마음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일찍부터 조급해하는 모습이었다.

시야는 좁아졌고, 전방을 향한 날카로운 패스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 감독은 맹성웅을 빼고 공격 성향이 강한 김진규를 투입하는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학범호 수렁에서 구해낸 '부산 듀오' 이동준·김진규
김진규는 반 박자 빠르고 세밀한 침투 패스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6분 센터서클에서 침투하는 엄원상을 향해 정확한 전진 패스를 넣어줬다.

엄원상의 센터링이 공격수 오세훈에게 연결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는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과감한 슈팅으로 골을 노렸다.

김진규의 패스로 숨통을 틔운 공격 작업에 마지막 방점을 찍은 건 이동준이었다.

무득점 무승부로 끝나는 듯했던 후반 48분 김진규가 센터서클 부근에서 띄워서 넘겨준 '킬패스'를 쇄도해 들어가던 이동준이 슈팅으로 연결해 골대를 갈랐다.

2020 도쿄 올림픽 본선으로 향하는 첫 관문을 극적인 승리로 통과하는 순간이었다.

김학범호 수렁에서 구해낸 '부산 듀오' 이동준·김진규
김진규와 이동준은 아직 어리지만, 소속팀 부산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꾸준히 성장해 성인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준비된 스타'다.

부산 유소년팀인 개성고 졸업 뒤 곧바로 2015시즌 부산에서 프로로 데뷔한 김진규는 2018시즌부터 팀의 핵심 자원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2019시즌에는 정규리그 4골 3도움을 올렸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맹활약했다.

이동준은 2019시즌 K리그2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였다.

37경기에 모두 출전해 13골, 7도움을 올리며 김진규와 함께 부산 K리그1 승격의 주역이 됐다.

2019시즌 K리그2 최우수선수상(MVP)은 이동준의 차지였다.

일찍부터 프로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부산 영건'들이 첫 경기부터 흔들리던 김학범호를 수렁에서 구해냈다.

이동준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진규가 좋은 패스를 넣어줬는데 집중력을 잃지 않고 넣어서 다행"이라면서 "오늘은 첫 경기다 보니 경기 감각적인 부분에서 아쉬웠다.

다음 이란전은 더 좋은 플레이로 승리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