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저스틴 토머스(27·미국)가 ‘약속의 땅’ 하와이에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토머스는 6일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 플랜테이션코스(파73·749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9~2020시즌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67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해 잰더 쇼플리(27), 패트릭 리드(30·이상 미국)와 연장전에 돌입했다. 1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으며 파에 그친 쇼플리를 따돌렸고, 3차 연장에서 버디를 낚아채 파에 그친 리드를 누르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미국 본토 밖에서 7승, 하와이서만 3승째

토머스는 이 대회 우승으로 시즌 2승이자 PGA투어 통산 12승째를 신고했다. 12승 중 7승을 미국 본토 밖에서 챙겼다. PGA투어에서 20대 선수 중 토머스보다 많은 우승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왕중왕전’으로 불리는 이 대회마저 정복한 그는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획득해 올 시즌 1162점을 모아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섬에서 강한 징크스도 이어갔다. 토머스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은 2017년 1월 당시 2주 연속 하와이에서 SBS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와 소니오픈인하와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거뒀을 때다. 같은 해 제주도에서 열린 CJ컵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지난해 10월 CJ컵에서 또 한 번 우승했다. 이번 우승을 더해 섬에서 열린 대회에서만 5승째다. 서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CIMB클래식 2승까지 더하면 섬에서 들어 올린 우승컵 수는 7개로 늘어난다.

장타자 토머스, ‘강약 조절’로 정상

새해를 맞아 노련함까지 장착한 토머스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PGA투어 대표 장타자인 그는 이번주 내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271야드에 그쳤다. 하지만 때에 따라 40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샷을 폭발시키며 페어웨이를 공략했다. 이번 대회 내내 3위를 기록한 그린 적중률은 77.78%(56/72)에 달할 정도로 정교했다.

토머스는 이날 대회 2연패를 노리던 쇼플리에게 1타 뒤진 채 출발했다. 8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고 9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0번홀(파4), 11번홀(파3)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로 질주했고, 14번홀(파4)과 15번홀(파5) 연속 버디로 우승을 확정하는 듯했다. 쇼플리가 13~15번홀 연속 버디로 쫓아왔고 리드도 버디만 7개를 잡으며 경기를 끝냈으나 여전히 토머스가 앞서 있었다. 하지만 토머스는 16번홀(파4)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1타를 잃었다. 18번홀(파5)에서도 두 번째 샷을 풀숲에 빠뜨린 뒤 2.5m 파 퍼트까지 놓치며 보기를 기록,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다 잡은 우승을 놓칠 뻔했으나 연장 첫 홀과 세 번째 홀에서 버디를 낚아채 ‘해피 엔딩’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는 “15번홀까진 완벽했으나 (이후 경기력으론) 이기면 안 되는 대회였다”며 “우승이 기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어렵게 이길 필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한 강성훈(33)은 이븐파 292타 공동 25위로 대회를 마쳤다. 재미동포 케빈 나(37)는 10오버파 302타로 부진해 34명의 출전 선수 중 공동 32위에 그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