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말이면 출전권 확보 선수 90명…작년까지 2년 연속 87명
[권훈의 골프확대경] 올해 마스터스 출전 선수 100명 넘길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는 출전 선수가 다른 메이저대회보다 한참 적다.

마스터스 출전 선수는 103명이 경쟁했던 1966년 이후 50년이 넘도록 100명을 넘은 적이 없다.

2010년부터 작년까지 10년 동안 출전 선수 평균은 93.3명이다.

가장 많았던 적이 99명이 출전한 2011년 대회였고, 세 차례는 9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재작년과 작년에는 2년 연속 87명이 출전했다.

메이저대회는 다 저마다 까다로운 출전 자격을 내세우지만, 마스터스는 별나게 출전 자격을 제한하기 때문에 이렇게 출전 선수가 적다.

신비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그럴싸한 분석이 있지만, 대회가 열리는 4월 초 미국 조지아주 일몰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 많은 선수를 출전시킬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더 설득력이 크다.

마스터스 출전 선수 정원은 딱 정해진 게 아니다.

자격이 되는 선수를 모아보니 100명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왔을 뿐이다.

올해는 출전 선수가 전에 없이 많아질 전망이다.

벌써 유례없이 많은 선수가 출전 자격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역대 챔피언과 지난해 마스터스 이후 PGA투어 대회 우승자를 비롯해 올해 마스터스 출전이 보장된 선수는 3일 현재 89명이다.

이달에 열리는 라틴아메리카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를 포함하면 90명이다.

일찌감치 출전 자격을 딴 선수에다 12명이 지난 연말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진입해 올해 마스터스 출전권을 받았다.

벌써 작년까지 출전 선수 87명을 넘겼다.

재작년 연말에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은 79명보다 8명이 더 많다.

늘어난 이유는 PGA투어 가을 시리즈 대회 증가다.

PGA투어 가을 시리즈는 앞당겨 치르는 시즌 초반 대회다.

PGA투어 시즌은 8월 말에 끝나고 9월부터 새 시즌 대회를 연다.

2018년에는 가을 시리즈 대회가 8개였다.

마스터스 출전권을 부여하는 7개 대회 우승자 가운데 2명만 세계랭킹 50위 밖이었다.

가을 시리즈 대회를 통해 마스터스 출전권을 딴 선수가 2명뿐이라는 얘기다.

2019년에는 가을 시리즈 대회가 11개로 늘었다.

이 가운데 우승자에게 마스터스 출전권을 준 대회가 10개다.

대회만 늘어난 게 아니다.

6개 대회 우승자가 세계랭킹 50위 밖이었다.

심지어 5명은 세계랭킹 150위에도 끼지 못했지만, 가을 시리즈 대회 우승으로 팔자가 바뀌었다.

투어챔피언십 출전으로 마스터스 초대장을 받은 선수도 많아졌다.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하는 30명에 포함되면 이듬해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다.

지난해 투어챔피언십에 나선 30명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11명이 투어 대회 우승이 없었다.

11명 중의 5명은 다른 자격으로 마스터스 출전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으니 6명은 투어챔피언십 출전 덕에 마스터스에 초대받은 셈이다.

작년 마스터스 때 2018년 투어챔피언십 출전 말고 다른 자격이 없이 초청받은 선수는 1명에 불과했다.

앞으로 마스터스 직전까지 열리는 12차례 PGA투어에서 아직 마스터스 출전권을 따지 못한 선수가 우승하면 마스터스 초대장은 추가로 발급된다.

산술적으로 최대 12명이 추가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작년에는 4명이 이렇게 마스터스 출전권을 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올해도 서너명은 예상할 수 있다.

마스터스 직전에 세계랭킹 50위에 새로 진입하는 선수도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다.

작년에는 2명이 이렇게 막차를 탔다.

미국 골프 매체 상당수가 올해 마스터스 출전자가 작년보다 많이 늘어난 96명에서 97명은 거의 확실하다고 보는 이유다.

마스터스 출전자가 54년 만에 100명을 넘길지가 올해 초반 PGA투어를 보는 재미를 돋구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