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D-200] ④방사능·욱일기 논란…남북 공동입장 관심
2020년 도쿄 올림픽 개막이 2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본 후쿠시마현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안전성과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旭日旗))의 경기장 반입 허용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후쿠시마현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안전성 문제는 일본 도쿄가 2013년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 폭발 사고가 발생해 방사능이 유출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특히 사고가 벌어진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에 저장됐던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돼 인근 해안에서는 한때 법적 기준치의 4천385배에 달하는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되기도 했다.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2013년 9월 IOC 총회를 앞두고도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유출 사태는 도쿄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듯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에 대해 IOC 총회 프레젠테이션에서 "안전 보장"을 강조하면서 경쟁을 펼친 마드리드(스페인)와 이스탄불(터키)을 제치고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방사능 안전성 문제는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도쿄올림픽을 대지진과 원전사고 재해 지역인 도호쿠(東北) 지방의 부흥으로 연결하겠다는 아베 정부의 전략에 따라 방사능 오염지역인 후쿠시마 인근에서 일부 종목의 경기를 치르기로 하면서 논란은 깊어지고 있다.

도쿄 올림픽 성화 출발지인 후쿠시마현 'J빌리지'에서는 제염 작업에도 여전히 높은 방사선량이 검출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2 원전에서 20㎞ 거리의 'J빌리지'는 축구 대표팀 트레이닝 센터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대응 거점이었다.

여기에 IOC가 야구와 소프트볼 일부 경기를 원전사고 피해지역인 후쿠시마에서 열겠다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도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IOC는 애초 야구·소프트볼 경기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만 열기로 했지만 후쿠시마의 아즈마 구장에서 함께 치르도록 허락했다.

아즈마 구장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부터 직선 거리로 불과 67㎞ 떨어진 곳이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공급되는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일본 정부는 원전 사고 지역인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주장하기 위해 올림픽 선수촌에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자재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체육회는 태극전사들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해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15분 거리의 한 호텔을 빌려 한국 선수만을 위한 식당을 차리기로 했다.

식자재는 모두 한국에서 공수해 진천선수촌 조리사가 24시간 내내 선수단의 급식을 책임지도록 할 방침이다.

[도쿄올림픽 D-200] ④방사능·욱일기 논란…남북 공동입장 관심
방사능과 더불어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금지하지 않겠다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방침도 논란거리다.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경험한 국가들이 욱일기를 통해 과거의 아픔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지적을 묵과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내부에서도 욱일기 허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 도쿄신문은 지난해 9월 사설을 통해 "욱일기는 역사적 경위가 있어서 경기장 반입 허용이 주변국으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대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재고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국회도 '2020 도쿄 하계올림픽대회 및 하계패럴림픽대회에서의 욱일기 경기장 내 반입금지 조치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편, 도쿄올림픽에서는 경색된 남북한 관계로 남북 단일팀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진 상태다.

사실상 단일팀 구성이 어려워진 만큼 개막식 공동입장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IOC는 지난해 3월 집행위원회에서 남북한의 도쿄올림픽 개회식 공동 입장과 여자농구, 여자하키, 유도(혼성단체전), 조정 등 4개 종목의 단일팀 구성을 승인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 체육 당국 간의 대화를 모두 중단하면서 유도를 제외한 3개 종목의 단일팀 결성은 좌절됐다.

여기에 최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출전을 포기하면서 자칫 북한의 도쿄올림픽 출전 보이콧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다만 올림픽 개막 이전에 북미 관계가 개선된다면 도쿄올림픽 개회식 공동입장 성사의 희망도 그려볼 수 있다.

[도쿄올림픽 D-200] ④방사능·욱일기 논란…남북 공동입장 관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