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철동 기원 건물 비좁다는 건의에 홍익동 회관 희사
한국바둑 '홍익동 시대' 연 김우중 전 총재 타계에 바둑계 애도
9일 밤 타계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생전 바둑계와도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1983년 제2대 한국기원 총재로 취임한 김우중 전 회장은 1990년대 말까지 3, 4대 총재를 연임하며 한국 바둑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하는데 디딤돌을 놓았다.

장거리 해외 출장 갈 때는 바둑인을 대동해 기내에서 대국할 정도로 열성적인 바둑 마니아였던 김 전 총재는 아마추어 3단의 쟁쟁한 기력으로 유명했다.

프로기사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렸던 그는 당시 열악했던 기사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대우그룹 계열사 등 각 기업체에 바둑 사범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한국바둑 '홍익동 시대' 연 김우중 전 총재 타계에 바둑계 애도
그는 또 당시 입단하자마자 한국 바둑계에 돌풍을 일으킨 '이창호 소년'과도 접바둑을 두며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김우중 전 총재는 한국 바둑의 '관철동 시대'를 마감하고 '홍익동 시대'를 연 총재로 기록된다.

애초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위치한 한국기원 건물이 비좁아 애로가 많다는 바둑인들의 건의를 받은 김 전 총재는 현재 한국기원이 입주한 성동구 홍익동 건물을 선뜻 바둑계에 희사했다.

김 전 총재는 재임 기간 동양증권배와 진로배 등 국제기전을 창설해 기전의 다양화와 국제화에도 공헌했기에 많은 바둑인이 애도하고 있다.

한국바둑 '홍익동 시대' 연 김우중 전 총재 타계에 바둑계 애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