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2 다이아몬드리그 8강서 천멍에 4-3 승리…이토에 1-4 패배
전지희 "도쿄올림픽 앞두고 자신감 얻어 메달 도전하겠다"
전지희, 세계 1위 천멍 제압 '반란'…4강서 이토에 덜미(종합)
한국 여자탁구 에이스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T2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세계 최강자 천멍(중국)을 꺾는 '테이블 반란'을 일으켰으나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세계 20위인 전지희는 2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8강전에서 중국의 간판이자 세계 1위인 천멍을 풀세트 접전 끝에 4-3(11-10 11-10 4-11 3-11 5-2 4-5 5-4)으로 물리쳤다.

전지희가 세계 정상급의 16명만 초청된 이 대회에서 천멍을 꺾은 건 T2 다이아몬드리그 최대 이변이다.

특히 중국 허베이성 랑팡 출신으로 2011년 4월 한국으로 귀화한 전지희가 천멍을 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천멍은 올해 오픈대회 4관왕(중국·코리아·스웨덴·헝가리)으로 내년 도쿄올림픽의 유력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또 전지희는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서 0-4 완패를 안겼던 천멍에게 시원하게 설욕했다.

전지희, 세계 1위 천멍 제압 '반란'…4강서 이토에 덜미(종합)
단식 1회전(16강)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유(세계 10위)에게 4-3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오른 전지희는 세계 최강 천멍을 맞아 주눅 들지 않고 첫 세트와 2세트를 내리 가져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왼손 셰이크핸드 전지희가 한 박자 빠른 공격과 상대 테이블 구석에 꽂히는 드라이브로 오른손 셰이크핸드 공격수 천멍의 허점을 파고든 게 기선 제압에 주효했다.

반격에 나선 천멍은 3, 4세트를 만회하며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다.

이번 대회에는 '패스트5룰'을 적용하기 때문에 5세트부터는 먼저 5점을 따면 승리하는 형식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전지희가 5세트를 5-2로 승리하고 6세트를 잃어 승부는 최종 7세트로 넘어갔다.

7세트에도 2-4로 끌려가 패색이 짙던 전지희는 강한 포핸드 드라이브 공세로 내리 석 점을 따내며 극적인 5-4 역전승과 함께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은 "(전)지희 선수가 천멍과 다섯 번 싸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특히 우리나라 여자 선수들이 천멍과 딩닝 등 중국의 톱5 선수들에게 수년간 전패를 당했는데 세계 1위 천멍을 꺾은 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내년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큰 대회에서 중국 세계랭킹 1위 천멍을 이겨 큰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올림픽 단식에서 메달을 딸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건 적지 않은 소득"이라고 말했다.

전지희는 그러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4일 열린 4강에서 전지희는 일본의 간판 이토 미마(세계 7위)에게 1-4(7-11 11-5 10-11 2-11 1-5)로 덜미를 잡혔다.

여자부 결승은 이토와 쑨잉사(중국)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편 이번 대회 남자단식에 출전한 세계 21위 정영식(국군체육부대)은 1회전(16강)에서 세계 7위 량징쿤(중국)을 4-3으로 꺾었지만 8강에서 세계 2위 쉬신에게 1-4로 무릎을 꿇었다.

또 세계 14위 장우진(미래에셋대우)과 세계 18위 이상수(삼성생명)도 각각 16강에서 탈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