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원중에게 다시 찾아온 기회 "보직 욕심 없어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 투수 김원중(26)에게 또 한 번 선발 기회가 찾아왔다.

롯데는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10개 구단 백업 포수 중에서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포수 지성준을 데려오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최대 약점이던 포수 보강에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투수 장시환을 내줘 2020시즌 토종 선발진 재구성이 불가피해졌다.

올 시즌 후반기 선발이 아닌 불펜 요원으로 마운드에 섰던 김원중에게는 다시 찾아온 선발진 진입 기회다.

김원중은 롯데의 차기 에이스로 평가받으며 꾸준하게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다.

2017년 24경기, 2018년 30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기대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2018년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8승(7패)을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은 6.94에 머물렀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에서 가장 저조한 평균자책점이었다.

올 시즌 초반에는 달라졌다.

시즌 첫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하며 드디어 토종 에이스로 자리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김원중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복이 심했던 작년의 실패를 반복했다.

제구가 되지 않아 자멸하는 모습이 다시 나왔다.

또한 시즌 초반에는 안타를 맞든 홈런을 맞든 딱히 표정 변화가 없었지만 무너지는 경기가 반복되자 그마저도 사라졌다.

결국 김원중은 올 시즌 후반기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김원중은 후반기 들어 투구폼을 바꿨다.

와인드업을 버리고 주자가 없어도 슬라이드 스텝으로 던졌다.

투구폼이 간결해지면서 고질적인 제구 약점이 개선됐다.

김원중은 불펜투수로 나선 후반기 11경기에서 14⅔이닝을 던져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찍으며 희망을 안겼다.

최근 롯데의 마무리훈련이 진행 중인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김원중은 내년 시즌 보직에 대해 "욕심나는 보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에서 정해주는 보직에 맞게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김원중은 이번 마무리훈련에서 체력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체중이 다소 늘었다"며 "계속 슬라이드 스텝으로만 던질 수는 없으니까 와인드업 투구폼을 좀 더 보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원중은 좋은 패스트볼 구위를 가지고 있지만, 그 좋은 구위로도 항상 타자들에게 끌려갔다.

위기 상황을 맞으면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김원중에게 '멘탈 야구'를 강조하는 허문회 감독과 노병오 1군 투수코치가 롯데의 새 코치진으로 합류한 것은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원중은 "올 시즌을 통해 다시 한번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에는 좀 더 나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이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점에 속상하다"며 "다음 시즌엔 팀이 더 높은 곳에서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