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시 오픈 출전한 에디 페퍼렐
"공이 없다"며 기권한 프로골퍼

준비해간 공을 모두 물에 빠트렸다는 이유로 기권한 선수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터키시 에어라인 오픈(총상금 70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벌어진 일이다.

주인공은 세계랭킹 48위에 올라 있는 에디 페퍼렐(28·잉글랜드·사진).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자신의 13번째 홀인 4번홀(파5)에서 어프로치를 하다 여러 차례 공을 물에 빠트리자 동반자인 마르틴 카이머(독일)와 조지 쿠체(남아공)에게 “공이 없다”고 말한 뒤 대회장을 떠났다. 페퍼렐은 실격 처리됐다. 공이 없으면 선수는 다른 선수에게 빌릴 수도 있고, 재빨리 사올 수도 있다. 물론 치던 공과 브랜드, 번호가 같아야 한다.

카이머는 “워낙 공을 빨리 쳐서 정확히 몇 개의 공이 물에 빠졌는지 모르겠지만 4개 아니면 5개”라며 “우리에게 공을 빌려달라고 하지도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페퍼렐이 경기를 이어갈 의지가 없어 보였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페퍼럴은 유러피언투어에서 지난해 2승을 거뒀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2019시즌 플레이어스챔피언십 3위가 최고 성적이다.

1996년 개봉한 골프 영화 ‘틴컵’에서는 주인공 로이 매커보이(케빈 코스트너 분)가 US오픈 마지막 홀에서 워터 해저드를 넘겨 그린에 2온을 시키려다 다섯 차례 공을 물에 빠트리며 파국을 맞는다. 하지만 마지막 공을 그대로 홀 안에 집어넣어 짜릿한 결말을 장식한다. 공이 떨어졌다고 기권하는 사례는 흔치는 않지만 이전에도 있긴 했다. 2011년 호주오픈에서 존 댈리(53·미국)가 1라운드 11번홀에서 공을 일곱 차례 물속으로 보낸 뒤 기권했다.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힐스테이트 서울경제오픈에서는 김하늘(31)이 갤러리가 갖고 있던 공을 빌려 친 적이 있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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