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 상하이 서산골프장(파72·7261야드) 4번홀(파3). 앞선 세 홀 연속 버디를 골라낸 임성재(21·사진)는 10m 안팎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기고 자세를 두세 차례 고쳐 잡았다. 침착하게 퍼터로 밀어낸 공은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파3, 파4, 파5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는 ‘사이클링 버디’다.

아시아 최초 신인왕 출신 임성재(21)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이틀 연속 선두권을 지켰다. 서산골프장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챔피언스’(총상금 1025만달러) 대회에서다.

임성재는 이날 작정한 듯 초반부터 버디 행진을 벌였다. 1번홀(파4)부터 4번홀(파3)까지 네 홀 연속 타수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다. 6번홀(파3)에서 보기를 내주긴 했지만 7번홀(파4)에서 다시 한 타를 만회한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11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범했지만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이후 지키는 플레이를 하다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9언더파 공동 3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임성재가 이 대회를 제패하면 생애 첫 우승을 올림과 동시에 미국과 세계연합의 국가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출전도 확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매튜 피츠패트릭(24·잉글랜드)이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으며 11언더파 단독 선두로 둘째날을 마무리했다. 로리 매킬로이(30·북아일랜드)가 5타를 줄이며 10언더파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디펜딩 챔피언 잰더 쇼플리(25·미국)가 이날 세 타를 덜어내며 임성재와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