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시리즈 MVP 생각해본 적 없다. 매 경기 잘하고 싶을뿐"
김재환(31·두산 베어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도중 옆구리를 다쳐 시리즈를 완주하지 못했다.

올해 정규리그 우승팀이 결정되는 시즌 최종전에서는 팀의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해 본인 표현으로는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했다.

팀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두 해 연속으로 민폐만 끼쳤다는 부채감 때문일까.

김재환은 두산이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 뒤 남은 준비 기간에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그래서일까.

두산 팀 내에서는 김재환에 대한 기대감이 샘솟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재환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후배 투수 이영하는 2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김)재환이 형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재환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너무 아쉬웠다"며 "그것 때문에 훈련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딱 하루만 쉬고 계속 훈련한 것 같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들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고 소개했다.

김재환은 타격감이 살아났다는 일련의 평가에 대해서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영하의 발언은) 정신 나간 소리"라고 웃더니 "MVP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매 경기 그저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감독님께서도 자신의 바람을 말씀하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연습 때 타격감이 좋아도 경기는 또 다르다.

경기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착실하게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한 김재환의 얼굴에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김재환은 표정이 좋다는 취재진의 평가에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라며 "속으로는 많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움이 자랑하는 '벌떼 야구'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타자를 집중 공략하면 잘 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냥 매 타석 집중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