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전사" 양키스 사바시아, 고통으로 끝난 마지막 등판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좌완 CC 사바시아(39)가 사실상 커리어 마지막 공을 던졌다.

사바시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4차전에서 양키스가 3-7로 뒤진 8회 초 무사 1, 3루에서 구원 등판했다.

사바시아는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의 실책으로 1점을 내줬지만 카를로스 코레아, 알레디미스 디아스를 범타 처리하고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조지 스프링어를 상대로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를 던진 뒤, 사바시아는 왼쪽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다.

사바시아는 공 하나라도 더 던지기 위해 연습 투구를 거쳤지만 계속할 수는 없었다.

결국 사바시아는 트레이너와 함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9년 커리어의 마지막 등판임을 직감한 사바시아는 글러브에 얼굴을 파묻었다.

양키스 팬들은 뜨거운 기립박수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사바시아를 배웅했다.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사바시아는 정규리그 통산 561경기에 등판해 251승 161패 평균자책점 3.74, 3천93탈삼진을 거뒀다.

19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사이영상 1회, 올스타 6회에 선정됐고, 2009년 ALCS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메이저리그 전체 역사를 통틀어 250승과 3천탈삼진, 사이영상, 포스트시즌 MVP를 모두 달성한 선수는 사바시아를 포함해 밥 깁슨, 랜디 존슨까지 단 3명뿐이다.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한 사바시아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계획이었지만 또 하나의 우승 반지를 끼기 위해 은퇴를 1년 미뤘다.

하지만 사바시아의 바람과는 달리 양키스는 ALCS에서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고, 본인도 어깨 부상으로 남은 경기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스프링어에게 던진 5만8천829번째 공이 마지막 투구가 됐다.

사바시아 개인에게는 씁쓸한 결말이었지만 마지막까지 공 한 개라도 더 던지기 위해 이를 악문 그의 투혼에 많은 이들이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바시아의 옛 양키스 동료이자 야구 해설가로 활동 중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트위터를 통해 "사바시아는 진정한 전사다.

던질 수 없을 때까지 던졌고, 다시 시도했다.

그는 야구는 인생이라는 말을 직접 보여줬다"고 썼다.

신시내티 레즈의 투수 트레버 바워는 "사바시아가 남긴 시간과 기억에 감사한다"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의 압도적인 모습부터 밀워키 브루어스에서의 질주, 양키스에서의 리더십까지 당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고 했다.

한때 양키스의 에이스였던 필 휴즈는 "지금껏 만난 팀메이트 중 최고였다.

그는 첫 투구부터 마지막 투구까지 혼신을 다해 던졌다.

고마워 CC"라고 작별 인사를 보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벤 라이터 기자는 "사바시아는 승리, 패배, 선발 등판 경기 수, 완투 경기, 이닝, 피안타, 실점, 피홈런, 볼넷, 삼진, 상대한 타자 수 등에서 현역 1위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면 대단한 커리어였다"고 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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