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이·마야, 작년 이어 2년째…장신 디우프·러츠는 V리그 데뷔
시즌 직전 교체 영입한 루시아·테일러 활약도 관심거리
여자배구 '용병 농사' 웃을 팀은…검증된 거포 vs 뉴페이스 경쟁
"기량은 시즌이 시작돼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고, 미모만큼은 우리 루시아가 최고입니다.

"
여자프로배구 2018-2019시즌 통합우승을 지휘한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은 2019-2020시즌에 뛸 외국인 선수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우문현답'으로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루시아 프레스코(28·등록명 루시아)를 추켜세웠다.

V리그 전초전인 컵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가 있고, 팀에 녹아들 시간이 적어 평가하기 어렵다며 피해간 것이다.

19일 막을 개막하는 새 시즌 V리그에서 선보이는 외국인 선수들은 지난 시즌 뛰었던 검증된 거포와 새롭게 국내 무대를 밟는 선수들이 경쟁하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의 유니폼을 입고 792점을 뽑아 득점왕에 올랐던 어도라 어나이(24)는 올해 5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기업은행의 재지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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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재신임을 얻은 밀라그로스 콜라(등록명 마야)도 2년 연속 V리그에서 뛴다.

어나이와 마야 모두 지난 시즌 같은 팀 선수들과 뛰어 손발이 척척 맞고, 한국 문화 적응도 마쳤다는 장점이 있다.

어나이는 지난달 23일 흥국생명과 컵대회 조별 리그에서 27점을 뽑으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마야도 지난달 28일 KGC인삼공사와 컵대회 결승에서 21점을 사냥하며 3-2 승리로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외국인 선수들의 의존도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어나이와 마야 모두 매 경기 20점 이상을 책임질 전망이다.

뉴페이스들의 활약도 관심을 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의 낙점을 받은 발렌티나 디우프(26·203㎝)와 GS칼텍스의 최장신(206㎝) 공격수 메레타 러츠(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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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의 디우프는 컵대회 초반에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지난달 28일 GS칼텍스와 컵대회 4강에서 38점을 폭발하며 3-2 승리와 함께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러츠는 디우프의 폭발력에는 못 미쳤지만 같은 경기에서 26점을 사냥하며 V리그에서 활약 기대감을 보였다.

디우프는 지난 시즌 최하위로 추락했던 인삼공사의 순위 상승을 이끌 청부사로 주목받고 있고, 러츠는 GS칼텍스의 '봄 배구' 재현에 앞장선다는 각오다.

디우프는 17일 열린 V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컵대회를 통해 한국 배구 스타일을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외국인 선수로 책임감 있게 공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러츠 역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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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교체 용병으로 영입된 흥국생명의 루시아와 한국도로공사의 테일러 쿡(26·등록명 테일러)도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루시아는 흥국생명이 외국인 드래프트 때 뽑았던 지울라 파스구치를 내보내고 대체 선수로 뽑힌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출신의 거포다.

키 195㎝의 루시아는 지난달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22점을 뽑으며 득점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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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루시아는 최고의 토종 공격수 이재영과 좌우 쌍포를 이뤄 흥국생명의 공격을 이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루시아는 성격이 털털한 데다 한국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면서 "3일 입국해 훈련할 시간이 적었지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 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가 부상으로 낙마한 셰리단 앳킨슨을 대신해 뽑은 테일러도 2015-2016시즌과 2017-2018시즌 흥국생명에서 뛴 경험이 있는 데다 매서운 공격력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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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2년째 뛰는 어나이, 마야와 새롭게 영입된 디우프, 러츠, 교체 선수로 합류한 루시아, 테일러가 벌이는 외국인 거포 자존심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