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계권 협상 난항
응원단·취재진 방북 무산
1990년 10월 11일 남북통일축구대회 이후 29년 만에 이뤄지는 축구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가 중계 없이 치러질 위기에 처했다.

13일 북한 원정 관련 소식에 정통한 한 방송 관계자는 “중계 에이전시가 북한에 들어가 마지막 협상을 하고 있다”며 “14일께 최종 협상 결과가 나올 전망이지만 중계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 30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 H조 3차전 원정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표팀은 13일 중국 베이징으로 떠났고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은 뒤 14일 평양으로 들어간다.

중국으로 떠난 선수(25명), 스태프로 구성된 55명의 선수단을 빼곤 한국 응원단과 취재진, 중계방송단의 방북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출국하는 이날까지 북한은 선수단 이외 인원의 입국 허가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경기 시작 전까지 계속 협의해보겠지만 여전히 북한의 응답은 없다”며 “여태껏 취재진과 선수단이 따로 움직인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축구협회가 취재를 불허했다기보다는 다른 나라 국민이 북한을 방문할 때 필요한 비자가 발급되지 않은 것”이라며 “축구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관여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경기를 생중계로 보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우리 중계팀이 못 들어가도 북한이 국제방송 신호를 제공할 수는 있다. 북한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의 경우 최종 예선은 AFC가 주관하지만 2차 예선까지는 개최국 협회가 티켓 판매 및 TV 중계권 등 마케팅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개최를 제안하는 등 남북 교류 확대와 대화 재개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지만 북의 무시로 빛이 바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희찬/임락근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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