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투수 기용' 키움, 체력 소진 불리함 없다

프로야구 KBO 리그 포스트시즌은 계단식이다.

4∼5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3위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위와의 PO, 1위와의 한국시리즈가 차례로 이어진다.

차례차례 계단을 밟고 올라서는 팀은 한국시리즈에 도착할 때쯤에는 체력이 고갈되고, 탄환도 소진해 거의 맨손으로 싸워야 한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도 비슷했다.

키움은 지난해 준PO에서 한화 이글스를 꺾고 PO에서 SK 와이번스와 격돌했지만, 체력 소진이라는 불리함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한화와의 준PO에서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했던 키움 불펜은 SK와의 PO에서는 평균자책점 6.63으로 무너졌다.

'폭넓은 투수 기용' 키움, 체력 소진 불리함 없다

하지만 올해는 그 양상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키움은 올해 LG 트윈스와의 준PO에서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14명이 모두 한 차례 이상 마운드에 올랐다.

키움 불펜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조상우다.

하지만 그의 투구 이닝은 4이닝에 불과했다.

지난해 준PO에서 신인 안우진이 혼자서 9이닝을 책임졌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2차전(에릭 요키시)과 4차전(최원태)에서 키움 선발진이 일찍 무너진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당하면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기 마련이지만 키움은 불펜 카드를 폭넓게 활용하며 혹사를 막았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우리는 승리조 개념이 따로 없다"며 "상황별로 적재적소에 불펜진을 기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올 시즌 내내 필승조와 추격조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불펜진을 골고루 활용했다.

키움 불펜진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김동준으로, 70이닝에 불과하다.

김동준이 선발과 롱릴리프를 오간 점을 고려하면 거의 혹사 없이 불펜진을 운영한 셈이다.

셋업맨 김상수는 67경기에서 56⅔이닝만 던지고 KBO리그 역대 처음으로 40홀드 대기록을 세웠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키움은 몇몇 특정 투수에게만 의존하는 다른 구단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폭넓은 투수 기용은 키움이 PO, 한국시리즈까지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키움 선수단이 SK와의 올해 PO 리턴매치에 더욱 자신감을 갖는 것도 그래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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