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중국産 골프공 불량으로 '곤욕'…구관이 명관!…옛 韓납품사 낫소의 재발견
“커크랜드 시그니처(kirkland signature·사진) 4피스 골프공이 자사의 품질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글로벌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는 지난달 말 이같이 적힌 편지를 소비자들에게 보냈다. 코스트코는 “따라서 (골프공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코스트코는 제품 및 배송비를 전액 환불해 드릴 것”이라며 “제품은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커크랜드 시그니처는 코스트코의 자체 상표(PB)다. 가격이 싸고 품질이 좋아 골퍼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코스트코가 급하게 자사의 제품을 전량 폐기한 것은 품질 문제 때문이다. 우레탄 재질의 공 표면이 내피층에 제대로 붙어 있지 않아 쉽게 찢어진다는 소비자 항의가 이어졌다. 코스트코는 빠르게 실수를 인정했다. 또 ‘코스트코다운’ 깔끔한 환불 정책으로 소비자 불만도 잠재웠다.

이번에 품질 문제를 일으킨 커크랜드 골프공은 중국산. 3년 전 우리나라 중소기업인 낫소골프가 납품한 것과는 다른 제품이다. 낫소골프는 이번 환불 사태로 인해 의도치 않게 미국 골퍼들 사이에서 또 한 번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커크랜드 골프공은 2016년 말 처음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코스트코에 납품했던 회사가 낫소골프였다.

낫소가 처음 납품한 커크랜드 골프공은 출시되자마자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1더즌(12개)에 15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은 물론 성능 면에서도 2~3배 비싼 타사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전문매체들의 평가가 나오면서다. 실제 후기들이 이어지면서 재고는 금방 동이 났다. 사재기를 하거나 최고 4배까지 웃돈을 얹어 중고 거래를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낫소골프는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코스트코 납품을 중단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선 낫소골프의 가장 큰 고객인 테일러메이드가 시장을 흔드는 커크랜드 골프공에 대한 강한 불만을 터뜨렸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커크랜드 골프공은 판매가 중단된 지 2년이 넘은 올해 중국에서 만든 제품으로 다시 판매를 개시했지만 품질 불량 문제가 제기되는 등 결과는 예전만 못하다. 예전 품질을 기대했던 한 미국인 소비자는 소셜미디어에 “예전의 한국에서 만들었던 제품만큼 내구성이 더 뛰어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