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건 스포츠본 대표 "제대로 배우는 스포츠 과외 '오작교' 놓아야죠"
‘컬링 빗자루질이 진짜 어렵나?’ ‘스포츠테이핑은 어떻게 하지?’

‘스포츠본’은 스포츠 애호가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법한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플랫폼이다. 4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 있는 스포츠본 사무실에서 만난 박성건 스포츠본 대표(37·사진)는 “올해 말까지 인스타그램에 올릴 ‘예쁜 골프 사진 찍는 법’ 강좌도 준비하고 있다”며 “스포츠도 이제 콘텐츠가 중요한 시대인 만큼 일반인이 쉽게 하지 못하는 스포츠 콘텐츠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11월 설립된 스포츠본은 온·오프라인 연계 스포츠레슨 매칭 플랫폼이라는 새 분야를 개척해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으로부터 우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선정됐다. 스포츠를 제대로 배우고 싶어 하는 일반인과 선수 출신 스포츠 전문가를 연결해 준다. 최근에는 프로그램 기획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한국 4대 프로 스포츠를 비롯해 평소 해보고 싶어도 쉽게 접할 기회가 없는 컬링 등도 배울 수 있다. 스포츠테이핑 같은 ‘팝업’ 강좌도 있다. 올해 안으로 ‘퍼스널트레이닝’과 ‘필라테스’ 등의 강좌를 추가할 예정이다. 스포츠본은 회사 창립 2년 차인 지난해 약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벌써 상반기에 지난해 매출을 뛰어 넘어 연말까지 3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프로그램은 하루 두 시간 수업으로 이뤄지는 체험 위주의 단기 프로그램부터 제대로 익히는 중장기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대학에서 원하는 수업을 고르듯 스포츠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된다. 단기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가 교육 내용이 마음에 들면 장기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되는 식이다. 장비들이 최고 수천만원에 달하는 컬링은 2만5000원에 경험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경험이 풍부하고 검증된 지도자들을 섭외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업무입니다. 확실한 지도자 섭외를 위해 경력 확인은 물론 범죄 이력까지 조회해요. 반대로 지도자 보호도 중요하잖아요. 지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변호사 섭외 등을 도와줘 양쪽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상지대 체육학과를 나와 국민대에서 운동생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숭실대 공대에서 IT융합학을 공부한 이후 연구교수 직책까지 꿰찼던 그가 돌연 스포츠본을 시작한 이유는 뭘까.

“문일고 재학 시절까지 배구 선수로 뛰다가 부상으로 그만둔 후 느꼈던 막막함을 비슷한 처지의 후배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습니다. 은퇴한 이후 자신의 경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운동선수 출신 체육인들을 위해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체육인들에게 보다 많은 이익이 돌아가도록 경쟁사 대비 중개수수료를 5% 이상 낮게 책정하고 있습니다.”

2017년 국내 스포츠산업 분야 스포츠 서비스업 총매출은 약 23조원에 달한다. 지난 3년간 연평균 5%씩 성장했다.

“저와 제 선후배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아주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만간 빅데이터를 토대로 지도자와 소비자의 성향을 매칭하는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양쪽이 서로 만족할 때 가장 좋은 시너지가 나오거든요. 처음 회사를 설립하며 세운 ‘건강한 사회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초기 목표’를 잊지 않고 계속 달리겠습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