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21·사진)가 2019~2020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막전을 공동 19위로 마쳤다. 3라운드 공동 9위까지 올라서면서 ‘톱10’ 기대를 높였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임성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설퍼스프링스의 올드화이트TPC(파70·7286야드)에서 열린 밀리터리트리뷰트(총상금 750만달러)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를 5개 잡았지만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범하면서 1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로 스콧 피어시(41·미국) 등과 함께 공동 19위로 2019~2020시즌을 시작했다.

그는 이 대회가 열리기 전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PGA투어 신인왕을 꿰찬 기운을 앞세워 라운드마다 순위를 끌어올렸다. 새 시즌 첫 홀인원 기록을 세운 1라운드 공동 17위에서 2라운드 공동 15위, 3라운드 공동 9위 등 리더보드 상단으로 진격했다.

4라운드에서도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으며 출발이 좋았다. 그러나 3번홀(파3)과 5번홀(파4)에서 보기를 내줘 두 타를 잃었다. 7번홀(파4) 버디를 잡아 한 타를 회복했지만 8번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홀까지 42야드를 남긴 거리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오르지 못하고 우측 벙커에 빠졌다.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지만 투 퍼트를 하는 바람에 두 타를 잃었다. 한 타를 더 잃은 10번홀(파4)도 쇼트게임이 말을 듣지 않았다. 홀컵에서 8야드 떨어진 그린 왼쪽 러프로 공을 보내고 친 세 번째 샷이 4야드를 가는 데 그쳐 온그린에 실패했다. 11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내준 뒤 12번홀(파5) 16번홀(파4)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골라냈지만 최종적으로 한 타를 잃어 순위가 전날 대비 10계단 미끄러졌다.

임성재는 지난 시즌에 이어 새 시즌 첫 대회에서도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 챔피언이 되려면 지난 시즌 약점으로 꼽혀온 그린 주변 쇼트게임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평가다. 그린을 놓치더라도 홀컵에 공을 붙여야 버디를 잡거나 타수를 지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지난 시즌 임성재의 샌드 세이브율은 48.95%로 118위에 그쳤고 어프로치 능력도 94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벙커에서 4타를 까먹었고(세이브율 50%), 그린 주변에서 약 4타(-3.741)를 헌납했다. 출전 선수 중 67위다.

우승 상금 135만달러는 칠레 선수 호아킨 니만(20)에게 돌아갔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59타를 적어내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칠레 국적 선수가 PGA투어를 제패한 건 처음이다. 한때 남자골프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였던 그는 9년간 이어오던 ‘3라운드 선두 역전패 징크스’도 깼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