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진 6단, 하림배 8강행 "대회 2승 보인다"
“결승에 가서 다시 최정 9단을 만나고 싶어요.”

오유진 6단(사진)이 ‘여자국수 타이틀’ 탈환을 향한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뗐다. 제24기 하림배여자국수전 본선 첫 경기에서 승리하면서다. 그는 지난 15일 울란바토르 주몽골 대사관에서 ‘몽골 특별 대국’으로 치러진 이 대회 본선 16강에서 김경은 초단에게 20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오유진은 “김 초단이 워낙 잘 두는 선수라 항상 어려운 바둑을 한다”며 “나중에 (백의 공격을) 잘 막으면서 승리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6년 12월 열린 동 대회 21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유진은 이 대회서 약 3년 만에 두 번째 ‘여자국수 타이틀’에 도전한다. 오유진은 지난 23기에선 ‘바둑 여제’ 최정 9단과 4강에서 만나 패했다. 대진표상 오유진은 결승에 올라야 지난번 패배를 만회할 수 있다.

오유진은 “(최 9단에게) 항상 밀리고 있지만 이번엔 잘 준비해서 제대로 이기고 싶다”고 했다.

당장 눈앞의 상대는 김다영 3단이다. 오유진은 8일 권주리 2단을 190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꺾고 올라온 김다영과 8강에서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역대 상대 전적 4승4패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최근 두 경기에선 오유진이 모두 승리했다. 그는 “김 3단과는 많이 둬봤다”며 “항상 재미있게 두는 선수기 때문에 즐겁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여자바둑의 ‘넘버 투’로 꼽히는 오유진은 경기 초반 좌변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앞서갔다. 낙승이 예상됐으나 경기 중반 김경은이 상변 싸움에서 버티면서 경기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흑이 경기 내내 차지한 중앙을 끝까지 지켰고 백의 공격이 무뎌지면서 약 3시간20분간의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울란바토르=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