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사진)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오는 12월 호주에서 열리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제외) 간의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 자력 출전이 무산되면서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머다이나CC(파72·7657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프레지던츠컵과 관련한 질문에 “어쨌든 나는 호주로 갈 것이고 (프레지던츠컵에서) 선수로 뛰냐 뛰지 않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총 12명을 선발하는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선발 순위에서 밀려 자력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자력 출전하려면 선발 순위 상위 8명에 들어야 하는데 미국골프채널에 따르면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도 8위 내 진입이 불가능하다. 우즈는 현재 이 부문 13위다.

우즈가 선수로 뛸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캡틴’이 정하는 추천 선수에 드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미국팀의 캡틴은 우즈다. 우즈는 추천 선수로 자기 자신을 지명할 수 있지만 누가 봐도 ‘쑥스러운 선택’을 해야 한다.

여론은 ‘흥행 보증 수표’인 우즈가 자기 자신을 추천해서라도 프레지던츠컵에서 뛰어야 한다는 쪽이다. 특히 중계 방송사와 후원사들이 간절히 우즈의 ‘셀프 추천’을 바라고 있다.

BMW챔피언십은 우즈에게 ‘셀프 추천 명분’을 쌓을 좋은 기회다. 이 대회에서 우승 또는 그에 가까운 성적을 거둬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순위 12위 내에 이름을 올리면 된다. 그동안 프레지던츠컵 캡틴들은 추천 선수 자리를 대부분 차순위자로 채워왔다.

지난주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트러스트에서 근육 염좌를 이유로 기권했던 우즈는 “지난주보다 (몸 상태가) 훨씬 좋다”면서 “오늘 아침에 기분이 좋아서 나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프레지던츠컵에서 캡틴이 선수로 뛰는 ‘플레잉 코치’ 역할을 한 건 1994년 미국팀 헤일 어윈뿐이다. 당시 어윈은 자동 출전권을 얻어 대회에 출전했다. 우즈는 “남은 네 개의 추천 선수 자리에 내가 들어가든, 못 들어가든 (자력 출전하는) 상위 8명의 선수, 부캡틴들과 함께 추천 선수 자리를 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