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와세다 실업고, 와세다대 출신의 외야수 KBO리그 노크
"할아버지 나라에서 뛸 수 있을까요"…와세다大 출신 안권수
재일교포 2세 안용치 씨는 "기회는 이번 한 번뿐인 거죠?"라고 물었다.

안용치 씨의 아들 외야수 안권수(26)는 KBO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테스트를 받는 날, 아쉽게도 등과 허리에 통증을 안고 뛰었다.

아들과 함께 2020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이 열린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를 찾은 안용치 씨는 결국, 고개를 크게 떨궜다.

안권수는 주루 테스트를 하던 중 허리를 잡고 쓰러졌다.

타격, 수비 테스트는 참고 소화했지만 주루 중에 느낀 극심한 통증은 참지 못했다.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아버지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아들의 상태를 살폈다.

안용치 씨는 "아들이 일주일 전부터 등과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인데 보여드릴 기회가 없다"라고 아쉬워했다.

"할아버지 나라에서 뛸 수 있을까요"…와세다大 출신 안권수
재일교포 3세 안권수는 초등학교 때는 그라운드보다 물이 익숙했다.

그는 일본체육회 춘계 전국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50m 2위, 개인혼영 200m 4위에 올랐다.

한국 소년체전에 출전해 자유형 50m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초등학교 은사는 "권수가 수영보다는 야구에 재능이 있다"며 종목 전향을 권했다.

안용치 씨는 일본 지역방송에 나온 아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여주며 "학창 시절 아들이 꽤 잘하는 야구 선수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안권수는 고교 때 고시엔 도쿄 예선에서 15타수 연속 안타를 치고, 고교 2학년 때는 도쿄 서부 대회에서 타율 0.572를 기록하기도 했다.

와세다대에 진학하며 일본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던 안권수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일본 독립리그 군마다이아몬드 페가수스에 입단했고 이후 독립리그와 실업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입단 가능성도 있었지만, 막판에 무산됐다.

"할아버지 나라에서 뛸 수 있을까요"…와세다大 출신 안권수
안용치 씨는 "주니치 스카우트가 아쉬워하면서 선동열 전 한국야구국가대표 감독에게 아들의 사연을 전했다.

선 감독님이 KBO에 이런 드래프트 기회가 있다고 알려주셔서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안권수는 수비 기본기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외야에서 2루와 3루에 송구하는 모습을 지켜본 KBO리그 스카우트들은 "기본기는 좋다.

어깨도 강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타격 기량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안권수는 "할아버지의 고향 한국에서 꼭 뛰고 싶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통증 탓에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지 못한 아쉬움에 한숨도 길게 내쉬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