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집에 가선 '러닝머신'…근육이상이라더니 '멀쩡'?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사진)가 소셜미디어에 러닝머신에서 뛰는 영상을 올려 다시 한번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근육 이상을 이유로 국내에서 치러진 친선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게 불과 하루 전이라서다.

호날두는 지난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집에 돌아오니 좋다”는 문장도 곁들였다. 이 영상은 호날두가 스스로 자신이 건강하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되고 있다. 친선 경기에서 최소 45분을 뛰기로 계약을 했지만 단 1분도 뛰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팀K리그 친선경기’에서 약속된 팬사인회에 불참했다.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호날두가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모인 6만여 명의 관중과 TV 생중계를 고대하던 국내 팬들은 “한국을 기만하는 행위”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네티즌 사이에선 호날두의 이름을 비튼 ‘날강두’란 단어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호날두 소속구단 측은 “호날두가 뛸 예정이었지만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호날두가 러닝머신 위를 뛰는 모습이 하루 뒤 공개되면서 팬들은 “구단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반발했다.

두 아이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근하 씨(42)는 “경기 당일 갑자기 근육이 안 좋다가 하루 만에 좋아졌을 수도 있긴 하다”면서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운동하는 동영상을 올린 건 한국 팬들을 무시하는 경솔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친선경기 직후 ‘호날두 노쇼(No-show)’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주최 측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위약금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고 40만원에 달하는 높은 티켓값을 지급하고 경기를 보러 간 관중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 구제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친선경기에 팔린 티켓만 60억원어치에 달한다. 당시 경기를 보러간 일부 관중은 축구 커뮤니티 등을 통해 주최 측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