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출신 셰인 라우리(32)가 68년만에 ‘아일랜드 섬’에서 열린 제148회 디오픈(총상금 1075만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라우리는 21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로열포트러시GC(파71·734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2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를 친 그는 2위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를 6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우승은 라우리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통틀어선 2015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3년만에 거둔 2승째다. 유러피언투어 통산 5승째이기도 하다.

라우리의 표정은 안방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편해보였다. 북아일랜드 땅이지만 아일랜드섬이기도 했다. 이 대회 지난 4경기에서 모두 커트 탈락한 선수의 표정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편안했다. 3라운드까지 16언더파를 적어내며 플리트우드에 4타 차 넉넉한 리드를 안고 경기에 나섰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2016년 US오픈에서 4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던 뼈아픈 기억을 안고 있던 그였다. 경기장엔 ‘라우리’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첫 홀을 보기로 시작했으나 7번홀까지 버디 3개를 낚으며 여유를 찾았다. 경기 중반 강한 바람이 불면서 9번홀까지 다시 보기 2개를 범했다. 하지만 이는 플리트우드도 마찬가지. 플리트우드는 전반 9개 홀에서 보기 2개와 버디 1개로 1타를 잃었다.

라우리는 14번홀까지 보기 2개로 타수를 잃었다가 15번홀 버디로 만회했다. 사실상의 쐐기 버디. 플리트우드가 14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뒤였다. 라우리는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막았다. 18번홀에 들어서면서 우승을 확정했다는 듯 캐디와 이야기를 한참 나눴다.

이로써 라우리는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아일랜드 출신 최초의 선수가 됐다. 1951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동 대회에선 잉글랜드 맥스 팔크너가 우승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