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트업
김희준 필드쉐어 대표 "축구장도 숙박·맛집처럼 앱으로 빌리세요"

“10년 전이랑 달라진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한 번 만들어봤죠.”

19일 서울 강남 필드쉐어 사무실에서 만난 김희준 필드쉐어 대표(32·사진)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자신을 ‘축구광’이라고 소개한 그의 두꺼운 허벅지는 헐렁한 양복 바지로도 가려지지 않았다. 김 대표의 전직은 영어선생님. 얼마 전까지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그룹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지금은 스포츠시설 예약을 돕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앱(응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필드쉐어를 이끌고 있다. 국내에서 중학교까지 마친 뒤 미국 캘리포니아로 유학을 떠난 그는 명문 일리노이대에서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했다. 석사 과정도 서울대에서 스포츠경영을 택하면서 스포츠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 대표는 “10년 전부터 구상한 사업인데 아직도 (산업이) 그대로였고 성공 가능성을 봤다”며 “내가 불편해서 만든 측면도 있다”고 했다.

필드쉐어는 잘 알려진 O2O 기업 배달의민족, 야놀자처럼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한다. 오는 9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필드쉐어를 통하면 몇 번의 ‘터치’만으로 볼링장은 물론 장충체육관 등 대형 스포츠 시설을 빌릴 수 있다. 김 대표는 “쉬울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송파구의 경우 축구장이 3곳 있는데 운영 주체가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어 천마공원 축구장을 대관하고 싶어도 일반인은 누구한테 연락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또 어떤 곳은 인터넷 카페만으로 예약받아요. 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설득하는 작업이 정말 쉽지 않았어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김 대표의 추진력이 더해지면서 “그 복잡한 걸 풀어낼 수 있겠어?”라는 주변의 의구심이 점점 관심으로 변해갔다. 최근에는 대형 투자 기업들의 ‘러브콜’도 받았다.

“우리나라에는 정말 좋은 체육시설이 많아요.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이를 잘 모르거나 활용하지 못하고 있죠. 놀고 있는 ‘음지’에 있는 시설들을 널리 알려 스포츠산업에 기여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알려드리니 투자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더라고요.”

필드쉐어는 잠재력을 인정받아 이날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19 스포츠산업 창업데모데이 행사’에도 우수 창업기업으로 초청받았다.

“현재 17개 종목, 50개 시설 등과 협약을 맺은 상태고 정식 출시 전까지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잘한 ‘버그’ 등을 잡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습니다. 필드쉐어가 저처럼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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