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에 많은 타수를 줄이는 ‘알짜 기초기술’이 바로 이 초단거리 칩샷(5~10m)이다. 사진, 번처럼 머리, 어깨, 무릎 등 몸이 상하로 출렁이지 않게 밸런스를 잘 잡아준 상태에서 스윙을 ‘지나가듯’ 해주는 게 중요하다. 마치 초보 골퍼들이 많이 하는 ‘똑딱이’처럼. 특히 손목과 그립 악력에는 힘을 완전히 빼야 한다. 사진, 번처럼 오른 손목이나 왼 손목에 힘을 줘 굽히면 토핑, 뒤땅 등 실수가 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단번에 많은 타수를 줄이는 ‘알짜 기초기술’이 바로 이 초단거리 칩샷(5~10m)이다. 사진, 번처럼 머리, 어깨, 무릎 등 몸이 상하로 출렁이지 않게 밸런스를 잘 잡아준 상태에서 스윙을 ‘지나가듯’ 해주는 게 중요하다. 마치 초보 골퍼들이 많이 하는 ‘똑딱이’처럼. 특히 손목과 그립 악력에는 힘을 완전히 빼야 한다. 사진, 번처럼 오른 손목이나 왼 손목에 힘을 줘 굽히면 토핑, 뒤땅 등 실수가 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홀이 코앞에 있습니다. 10m도 안 되는 듯한 거리.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공을 넣을 수 있다는 충만감이 차오른다면 이미 고수의 반열입니다. 대개는 그 반대입니다. 끔찍한 토핑 홈런, 맥빠지는 뒤땅 헛심….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끔찍한 ‘참사’를 겪은 희생자 중에는 베테랑 프로도 적지 않죠. 거리가 좀 더 긴 칩샷이긴 했지만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2015년 6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3라운드 18번홀(파4)에서 칩샷 뒤땅으로 결국 쿼드러플보기를 적어내야 했습니다. 그날 우즈는 13오버파 85타라는 생애 최악의 스코어 카드를 제출했죠.

힘, 코킹, 임팩트 없는 ‘3無 스윙’

어프로치 거리와 심리적 충격은 반비례한답니다. 그리고 오래가고요. 남은 홀, 남은 라운드, 어쩌면 그해의 라운드에까지 트라우마가 미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초단거리 어프로치가 더 침착하고, 여유로워야 하며, 부드러워야 할 이유입니다. 고요한 상태로 몸을 통제해 과녁을 조준하는 스나이퍼처럼요.

쇼트게임 실수가 잦은 분들의 공통점은 요란하다는 것입니다. 동작이 크고, 갑작스러운 경우가 많아요. 몸과 팔이 상하, 좌우, 앞뒤로 휘청휘청 춤을 추니 클럽헤드와 공이 깨끗하게 만나지 못할 수밖에요. 고지가 눈앞에 있다는 시각적 자극이, 또는 과거의 쓰라린 기억이 근육을 제멋대로 움직이게 해 이런 의도하지 않은 동작을 만들기도 하죠.

사실 초단거리 칩샷은 고난도 기술 샷이라기보다 기초기술이라고 봐야 해요. 몇 가지 원칙을 잘 지키면 어느 순간 ‘이게 이렇게 쉬웠나?’ 싶을 정도로 자신감이 쌓일 겁니다.

기본 웨지샷 편에서 소개한 것처럼 먼저 상체의 승모근(어깨와 목 주변 근육)에 힘을 쏙 빼 양팔을 축 늘어뜨린다는 느낌으로 어드레스를 합니다. 몸의 맨 아래쪽인 양 발바닥에 체중이 다 내려와 쌓여, 마치 바닥에 뿌리가 잘 박힌 나무처럼 말이죠. 그래야 요란해지지 않습니다. 직립 로봇의 무릎관절이 대개 살짝 굽혀져 있어 잘 넘어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머리와 척추, 왼쪽 엉덩이, 왼발로 이어지는 스윙축과 축의 꼭짓점이 견고하게 버텨줄 수 있는 준비 상태입니다.

이다음이 중요합니다. 극단적으로 부드럽다 싶을 정도로 그립을 살살 잡아야 합니다. 물론 클럽 컨트롤은 가능해야 하겠죠. 여기에 좋은 게 왜글입니다. 백스윙하기 전 왜글을 꼭 1~2회 정도 하는 루틴을 습관화하길 권합니다.

왼발에 체중을 싣고 왼쪽으로 클럽을 기울이는 게 그다음, 맞습니다. 웨지샷 기본 셋업이죠. ‘쇼트게임의 마술사’ 필 미컬슨과 김시우(24)의 스윙 코치인 앤드루 겟슨은 “몸과 손을 타깃 쪽으로 기울인 상태에서 만들어진 손목 각도는 짧은 백스윙에서부터 임팩트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윙은 그냥 팔과 클럽이 몸에 매달려 있는 시계추나 그네처럼 공이 있는 자리를 ‘스르륵’ 지나가듯 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헤드 무게를 느낄 새도 없을 만큼 짧은 스윙 구간이기 때문이죠. 힘을 쓰지 않으니 임팩트도 없습니다. 여기서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 어깨 들어올리기, 팔꿈치 접기(펴기), 무릎 펴기(더 접기), 스윙 속도 변화입니다. 모두 출렁임을 만들어내는 잔 동작입니다. 가슴판을 이용해 클럽을 움직이는 ‘지나가는 스윙’을 잊지 마세요.

코앞에 공 떨구는 연습 효과적

그리고 집중 또 집중입니다. 프로들은 대개 이 칩샷을 홀에 넣는다는 생각으로 하죠. 아마추어라고 해서 못할 게 전혀 없어요. 공이 떨어질 지점과 굴러갈 라인을 상상하면 집중도 한결 더 잘된답니다.

미국에서 LPGA투어를 뛸 때 ‘땅콩’으로 불리던 김미현 선배(42)가 2~3m의 짧은 거리인 바로 코앞에 공을 떨구는 칩샷을 수없이 연습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처음엔 ‘심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게 얼마나 위력적인 훈련인지를 깨닫게 됐답니다. 내 클럽으로 공을 1m 단위로 앞에 일관되게 떨굴 수 있다면 5~10m 구간은 훨씬 쉬울 수밖에 없거든요. 티끌 모아 태산입니다.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