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핫식스’ 이정은(23)이 그린 적중률 100%와 ‘노 보기’ 플레이로 돌아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라톤클래식(총상금 175만달러) 1라운드에서다.

그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6550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버디만 5개 골라냈다. 5언더파 66타를 적어내며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7위로 시즌 2승을 향해 쾌조의 출발을 했다.

올 시즌 LPGA투어에 데뷔한 이정은은 지난달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며 투어 첫 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곧이어 열린 숍라이트클래식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2주 연속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두 차례 대회에서 30위 밖으로 밀려난 데다 지난주 손베리 크리크클래식은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면 올 시즌 신인상에 쐐기를 박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렉시 톰프슨(미국) 등이 이정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인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전영인(19)은 또 다른 ‘신데렐라 탄생’을 예고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는 맹타를 휘둘렀다. 7언더파 64타로 앨레나 샤프(캐나다)와 함께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새겼다.

유명 골프 교습가 전욱휴 프로의 딸인 그는 지난해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공동 13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올해 11개 대회에 출전해 세 차례만 커트를 통과했다. 마이어클래식 및 손베리 크리크클래식 공동 65위가 최고 성적이다.

이날은 달랐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전영인은 13~15번홀 3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후반 홀을 돌면서는 버디를 4개 더해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50%에 그쳤지만 높은 그린 적중률(77.8%)과 퍼트(25개)를 앞세워 코스를 요리했다. 전영인은 “아이언샷이 좋았다”며 “투어 첫해이고 정말 힘들지만 샷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26)이 4언더파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이미향(26)과 이미림(29)이 2언더파 공동 29위에 자리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