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꿈 이뤄져…선수 관리·육성 시스템 배우는 게 목표"
선동열의 새 도전 "MLB 뉴욕 양키스서 선진 야구 연수"(종합)
지난해 10월 야구 국가대표 사령탑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은 '국보급 투수' 선동열(56) 전 감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선 전 감독은 11일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대회가 열리는 서울 목동구장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내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구단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메이저리그 선진 야구를 배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스티브 윌슨 양키스 국제담당 총괄 스카우트는 "양키스 구단이 일본 지도자를 구단에 초청한 적은 있지만, 한국 지도자는 최초로 초청한다"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키스는 스프링캠프 기간 양키스 구단 현장 지도자 회의, 프런트 회의 등에 선 전 감독에게 참석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약속했다.

선 전 감독은 양키스 스프링캠프는 물론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 스프링캠프도 둘러볼 예정으로 길게는 1년간 양키스에서 미국 야구 문화를 경험할 참이다.

양키스는 두 말이 필요 없는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구단으로 가장 많은 27차례나 월드시리즈 축배를 들었다.

선동열의 새 도전 "MLB 뉴욕 양키스서 선진 야구 연수"(종합)
윌슨 스카우트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에서 시범경기로 열린 야구 종목에 캐나다 대표선수로 참가해 한국 국가대표 선동열 전 감독과 기량을 겨뤘다.

윌슨 씨는 "당시 선 전 감독이 롱토스를 너무나 부드럽고 힘차게 하는 것을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랐다"며 "이미 당시에 선 전 감독은 전 세계 최고의 아마추어 선수"였다고 평했다.

선 전 감독은 최희섭의 에이전트로 유명한 이치훈 현 양키스 국제 담당스카우트에게 양키스 연수 의사를 타진했다.

양키스 구단은 "한국과 일본 야구의 강점을 잘 섞어 더욱 강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선 전 감독에게 연수 초청 의사를 건넸다.

선 전 감독은 "일본프로야구에서 4년을 뛰고 지도자로 1년을 생활했다"며 "일본보다 더 앞선 미국 야구를 배우고 싶었고, 그 꿈이 실현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키스 구단이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최초로 저를 초청한 것에 인정받았다는 느낌도 들고, 내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선 전 감독은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직후 양키스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단의 입단 제의를 받았다.

일본에서 1999년 현역을 마무리한 뒤에도 보스턴 레드삭스의 영입 제안을 들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미국에 가지 못했다.

선 전 감독은 "어릴 적부터 미국을 많이 생각했다"며 "현대 야구의 흐름을 공부하고 돌아온 뒤 우리나라 야구발전에 이바지할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선 전 감독이 눈과 몸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메이저리그 선진 야구는 선수 관리 쪽에 집중된다.

선 전 감독은 "선수들이 오랫동안 뛸 수 있도록 관리하는 선수 관리 시스템, 구단의 육성 시스템을 배우고 싶다"고 기대했다.

이어 "투수 쪽으로 보면, 한계 투구라는 게 정해지지 않았는데 빅리그에선 투구 수 100개 정도로 관리한다"며 "선수마다 사정이 다른 상황에서 그 능력을 어떻게 찾아내는지 알고 싶다"고 설명했다.

선 전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 45년간 지내며 터득한 야구 철학과 비결 등을 담은 야구 경영서적을 오는 10월에 발간해 독자들을 찾아간다.

/연합뉴스